지난달 19일 민통선 안에 소재하고 있는 작은 규모의 강원 양구 해안초등학교(교장 이영배)에서는 그동안 한번도 해보지 않은 형태의 수업이 열렸다.
일본 동경의 히로소학교 6학년 48명과 이 학교 6학년 21명이 최초로 한·일 원격화상 수업을 펼친 것. 수업의 내용은 컴퓨터 음악. 학생들이 직접 컴퓨터를 이용해 만든 동요곡을 실시간으로 서로 듣고 평가했다. 조별로 사전에 제시된 주제 사진을 보고 여기에 맞춰 학생들의 느낌을 작곡한 것이다.
두 학교는 이번 수업을 위해 이미 수업 교류 및 음악 교류 협정을 맺었고 조별로 인원도 배정했다. 각자 속한 조별로 자기 소개 및 음악에 대한 생각과 느낌, 자화상 등도 E메일로 교환해 왔다. 이날은 학생들이 화상카메라로 멀리 떨어진 서로를 보면서 자신이 만든 곡에 대한 소감을 나눈 것이다. 한 차원 높은 교수 학습이 이뤄진 셈이다.
수업을 마친 뒤 학생들은 우리 음악을 세계에 알린데 대한 자부심과 전혀 색다른 수업을 한 것에 대한 흥분이 채 가시지 않았다. 일본 문부성 관계자들도 우리 나라 학생들의 작곡실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담임인 최광석교사는 컴퓨터 음악이 학교 음악수업에 이용될 때 얻는 장점이 무수히 많다는 생각에서 이번 수업을 준비해 왔다.
컴퓨터 세대인 초등학생에게 호기심과 흥미 유발, 수업 목표 이상의 심화학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물론 도시 문화의 혜택에서 소외된 벽지 어린이들이 인터넷을 통해 다른 나라 어린이들고 교류를 한다는 것도 의의가 컸다. 최교사는 컴퓨터 음악을 활용한 창작 지도 방안으로 교총 주최 전국현장연구 논문 음악부문에서 푸른기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광석는 "우리 나라와 일본 어린이들이 화상을 통해 서로의 음악문화를 접해 보는 기회를 가짐으로 양국간의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