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는 원래 포르네시안계 원주민이 사용하던 기초 생활용어에 고대 가야인들의 언어가 더해져서 완성된 언어이기 때문에, 일본어의 주 언어는 고대 한국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에 일본어를 약간 귀 기울여 들으면 대강 무슨 말을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서기 700년경의 일본은 통역 없이도 서로 대화할 수 있었다고 하니 고대의 한일관계는 오늘날보다 훨씬 더 친밀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일본어 형성에 어떤 한국인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었을까? 맨 처음 고대 도래인들이 대량으로 건너간 시기는 가야 시대로, 이들은 벼농사를 지을 수 있는 농경문화 민족으로 수렵을 주로 하던 일본 원주민들에게는 흠모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고대 농사일의 모든 용어가 고대 한국어에 기초하고 있으며, 일본말의 억양이 경상도 말과 같은 톤인 것은 이러한 도래 가야인들의 생활에서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일본어를 보면, 최초의 도래인들은 손짓발짓 등으로 서로의 의사를 표시했던 것 같다.
그 예로, 우리의 입은 일본어로는 ‘이우(いう)’로 ‘말한다’를 의미하는데, 이는 처음 대화 시 ‘입’을 가리키며 ‘입’ 하니까, ‘말한다는 뜻이구나’ 라고 해석해 이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코는 ‘냄새 맡다’라는 가구(嗅ぐ)로 귀는 ‘듣는다’의 기꾸(聞く)로, 배꼽은 ‘배고프다’의 빼꼬빼꼬(ぺこぺこ)로 되었을 것이다. 이는 소수의 도래인 지배자와 다수의 원주민 피지배자의 사이에 있어서 정확한 의사소통이 안 됨으로 해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갭이었을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도래인들이 쓰던 한국어는 현지 원주민들의 언어와 석이면서 새로운 고대 일본어로 정착되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한국어가 일본의 주류언어로 부상하는 것은 백제가 멸망하면서 대단위의 문화집단 도래로, 이때부터 고대 한자어가 생활 용어로 되고, 당시 도래어는 마치 지금의 영어처럼 우월감과 문화인의 언어로 자리매김하였을 것이다.
그 후 신라의 삼국통일로 한국과 일본은 오랜 단절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일본은 ‘가나’ 문자의 출현으로 모음이 5개로 준 반면 우리는 ‘한글’의 발명으로 모음이 23자로 늘어남으로써 양국어는 전혀 다른 언어로 발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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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역사는 언제나 논쟁의 중심에 서있습니다. 일본이 언제부터 시작되었으며, 일본을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은 어디서 왔고, 그들은 도대체 어떤 인간들일까를 제대로 아는 것은 앞으로 일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떻게 자라는 후세들에게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한 선생님들의 과제에 하나의 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말이 변해 일본어가 된 말들을 통해 고대 한인들의 일본 개척사를 알고 우리 조상들의 슬기와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이 칼럼을 통해 21세기 새로운 양국관계 정립의 해법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