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만화, 음악 등 대중예술 코드 질문지 수업법 제시
많은 시간 투자 않아도 철학적 사고력 키울 동기 부여
“우연한 기회에 교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교실 수업에 있어 대중예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영상매체의 마력에 빠져들기 시작한 청소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수업에 대한 흥미도 높일 수 있는 교수법에 대한 고민은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교실로 들어온 대중 예술’(일빛 발행)에는 박성봉(53․사진)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의 이러한 최근 2년간의 경험이 고스란히 농축돼 있다. 교실로 들어온 공포물, 전자오락게임, SF, 폭력물, 사랑과 에로티시즘, 대중음악, 만화 등 대표적인 7가지의 대중예술을 코드로 할 수 있는 질문지 수업 방법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는 이 책에 대한 박 교수의 애정이 남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
“'교실로 들어온 공포물'이라는 제하의 첫 장을 보면 '고깃덩어리로서의 육체와 영혼의 문제' 등 이른바 '잔인 미학'이 요즘 학생들에게 심리적ㆍ미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할 수 있는 질문들이 예시되어 있어요. 실제로 공포물 마니아인 제 딸과 대화를 하면서 추출해낸 질문들이니 중고교 교사들이 실제 현장에서 사용해도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해요.”
이 밖에도 만화와 연계한 교과교육, 윤리교육, 진로교육이나 영어와 대중음악을 연계한 수업 모형 등 ‘…교실로 들어온 대중 예술’이 제시하는 다양한 수업 방법론은 교사들을 위한 실제적 교육지침서로도 손색이 없다.
“학기가 시작하기 전이나 봄방학 전후 기간을 활용해 관련 질문을 학생들에게 주고 생각을 하게 하면 다양한 수준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버려지기 쉬운 시간을 대중예술과 함께하는 수업으로 만들어 가면 문화적 수준도 향상되고 철학적 사고력도 키울 수 있는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거라 생각해요.”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교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박 교수는 “관련 부처나 기관 등과도 연계해 교사 연수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을 맺었다.
“대중예술은 정말 좋은 교육 콘텐츠에요. 학생들이 대중문화와 소통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 그것을 교실 수업의 재료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교사들이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더 많은 학교와 교사에게 수업 콘텐츠를 보급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아나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