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경력 교사 지원할 선배 교사 부족한 학교 여건에서 출발
컨설턴트 ‘교사 경험 연구원 1인, 현장 교원 6인 팀제 운영’
함께 지도안 작성, 수업방향 조율 후 수업공개, 평가로 이어져
기술 비전공자 컨설팅 감안해 시연 수업, 서술 평가로 피드백
▪ 의뢰의 배경경기 포천 일동고교(교장 엄대용) 학교컨설팅은 저경력 교사를 지원해 줄 수 있는 선배 교사가 부족한 학교 여건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컨설팅 의뢰 당시 일동고는 교장, 교감을 제외한 총 교사 37명 중 초임 교사가 8명, 경력 5년 이하 교사가 13명으로 전체의 57% 정도가 저경력 교사였다. 특정 교과의 경우 순회 교사제가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인근 학교 내에서도 동 교과 선배 교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그 동안 형식적으로 진행되던 신규 교사 교내 장학 방식으로는 저경력 교사들에게 실효성 있는 도움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었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게 되었다.
▪ 주요 관련자
컨설팅 기간은 2007년 4월~2008년 1월로서, 약 1년 동안 진행됐다. 본 컨설팅의 주요 관련자를 살펴보면, 의뢰인은 성영완 교사, 학교 컨설턴트는 교과 및 생활 지도 전문가 7인, 그리고 학교컨설팅 관리자는 한국학교컨설팅연구회이다.
의뢰인인 성영완 교사는 일동고 교사의 전문성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연구부장으로서, 2007년 3월 발령 신규 교사 6인을 대표해 컨설팅을 의뢰했다. 6명의 신규 교사를 대상으로 해 진행된 본 컨설팅에서는 수업(수학, 윤리, 음악, 국어, 기술․가정)과 생활 지도에 관한 도움을 제공했다. 학교 컨설턴트는 6개 영역 전문가, 7인으로 구성됐다. 컨설턴트는 현직 교사 경험이 있는 연구원 1인, 현장 교원이 6인이었다(기술․가정과의 경우, 컨설턴트를 2명 섭외해 팀 컨설팅이 진행되도록 했다). 이들은 의뢰된 컨설팅 과제와 관련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었으며, 지도서 및 교과서 집필, 모의고사 출제, 임용 고사 출제, 교육 방송 교재 집필, 교원 대상 강의 등을 통해 전문성을 검증받은 컨설턴트들로 섭외 시, 의뢰인이 작성한 의뢰 과제, 희망 컨설턴트의 조건을 우선 고려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학교 현장에 첫 발을 내딛는 의뢰인의 상황을 잘 이해해 줄 수 있는 컨설턴트를 섭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현직 교사를 중심으로 섭외했다. 컨설팅 전체 과정을 관장하는 학교컨설팅 관리자 역할은 한국학교컨설팅연구회에서 수행했다.
▪ 진행 절차일동고의 컨설팅은 학교컨설팅의 기본적 5단계 절차인 ①준비→②진단→③해결 방안 구안 및 선택→④실행→⑤종료 단계에 따라 진행됐다.
①준비 단계에서는 학교컨설팅 의뢰서를 접수하고, 의뢰서 내용을 바탕으로 해 학교 컨설턴트를 배정했다. 학교 컨설턴트를 섭외하고 배정하는 역할은 한국학교컨설팅연구회에서 담당했다. ②진단 단계에서는 의뢰인과 학교 컨설턴트가 본격적으로 만나고 연락, 수업 진행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기본적 자료를 수집했다. 신규 교사가 가지고 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수업 공개를 하고자 하는 차시에 관해 어느 정도 내용적 이해가 되어 있는지 등을 진단한 후 구체적 수업 설계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③해결 방안 구안 및 선택 단계에서는 진단 내용을 기초로 해 지도안을 작성하고 수업의 방향을 조율하게 된다. ④실행 단계에서는 의뢰인의 수업 공개가 이루어졌다.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한 달여 동안 준비한 수업을 공개하고 공개 후 협의회가 진행됐다. ⑤종료 단계는 학교컨설팅에 대한 평가로 컨설턴트는 컨설팅 보고서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의뢰인의 수업에 대한 서술식 참관록, 의뢰인의 향후 활동에 대한 조언 등이 포함됐다.
일동고 학교컨설팅은 의뢰인의 당면 과제를 해결하되, 동시에 학교컨설팅이 종료된 이후에도 의뢰인이 스스로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컨설팅이 진행된 구체적인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 하나의 수업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아래와 같다.
▪ 기술․가정과 컨설팅 기술․가정과 컨설팅은 2007년 2학기에 시작됐다. 기술․가정교사는 가정과 교직을 이수 한 후 고교로 발령 받은 초임 교사였다. 1학기 때 진행된 3차례의 컨설팅(수학, 윤리, 음악)을 통해 간접적 학습이 되어 있는 상태였으나, 직접 컨설팅을 경험한 적은 없었다.
[준비]=기술․가정교사는 ‘건설 기술의 기초’에 관해 수업 공개를 하고자 했는데, 본인이 기술에 관한 기초 지식이 부족한 가정 전공자임을 밝히고 도움을 요청했다. 따라서 기술 교과 교수법에 관한 도움과 기술 내용 자체에 관한 도움이 함께 필요한 상황이었다. 관리자인 한국학교컨설팅연구회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기술 교수법에 관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교사(이정훈 교사)와 고교 기술 교과 내용에 관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교사(이광재 교사)를 2명 섭외해 팀 컨설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진단]=의뢰인의 상황과 의뢰 과제에 관한 진단은 주로 학교 컨설턴트와 의뢰인의 면담을 통해 진행됐다. 기술․가정교사 수업 설계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서, 학교 컨설턴트들은 학생들의 사전 학습 정도, 수업 이해를 위한 노력 정도, 남녀 성비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기술 교과에 대한 기술․가정교사의 선행 지식 수준이었다. 교사가 수업할 교과 내용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연 수업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이광재 교사의 시연 수업을 함께 참관하기로 계획했다. 진단 결과를 토대로 해, 기술․가정교사의 수업 내용과 수업 방법의 방향을 설정함과 동시에 기술 교사로서의 자기 개발을 위한 다양한 연수 및 기술 교사 모임에 관한 소개가 함께 진행됐다.
[해결 방안 구안 및 선택]=해결 방안 구안 및 선택 단계는 기술․가정교사의 수업을 이정훈 교사와 이광재 교사가 ‘공동 계획’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이광재 교사의 시연 수업 공개를 함께 참관한 후, 이광재 교사의 수업 자료와 수업 내용을 적절히 재구조화 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논의 결과 ①‘신문지로 교량 만들기’라는 본시 수업을 진행하기 이전에 진행되어야 하는 1~3차시 수업 계획, ②본시 수업 전개의 도입, 전개, 종료, ③지도안 작성 시 주의 사항, ④기자재 준비 및 기타 주의 사항 등이 정리됐다.
이후에도 학교 컨설턴트 2인은 본시 수업에 한정된 내용뿐만 아니라 기술 교과 전반에 관한 내용을 함께 지도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시 수업 설계의 초점이 비전공자가 기술과를 가르치는 것에 있었기 때문에, 본시 수업에 한정된 단편적 내용으로는 기술․가정교사에게 실효성 있는 도움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교수학습 자료에 관한 안내(수업 자료의 문제점 진단, 자료의 구체적 유형 진단, 교과와 자료의 적합성 판단, 수업 및 교과와 관련된 독서 지도 자료 제시, 수업 및 교과와 관련된 도서 목록 안내)와 기술 교과서 내용에 관한 안내가 구체적으로 이루어졌다.
[실행]=기술․가정교사의 공개 수업에는 학교 컨설턴트 2인(이정훈, 이광재 교사)과 학교컨설팅 관리자가 함께 참석했다. 본시 수업은 신문지로 교량을 만들고, 그 교량으로 재하 실험을 해 교량의 튼튼함을 알아보는 내용이었다. 컨설턴트들은 수업 내용을 비디오 촬영하면서 수업을 참관하였는데, 교수 학습 목표 달성 측면, 수업 시간 운영 측면, 교사의 발화 측면, 수업 계획과 실행의 일치 정도, 그리고 기타 수업 환경과 시설 측면에서 구체적 분석을 했다. 일동고 학교컨설팅에서는 체크리스트 형태의 교수 학습 참관록을 지양했다. 세부 기준별 참관 의견, 기술․가정교사의 우수한 점, 개선이 필요한 부분, 총평 등을 서술식으로 작성하도록 했고, 그 내용은 기술․가정교사에게 피드백 됐다. 이는 본 컨설팅의 목적이 기술․가정교사의 공개 수업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교사로서의 역량 함양에 초점이 있다는 것과 관련된다.
[평가]=기술․가정교사는 학교컨설팅 전반적 과정과 학교 컨설턴트의 전문성에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했다. 그리고 2명의 학교 컨설턴트는 기술․가정교사의 향후 활동에 대한 조언이 담긴 보고서를 제출했다. 가정 전공 교사가 기술 영역을 담당해야 하는 현실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었음을 언급하고, 기술․가정교사로서 가져야 하는 태도, 앞으로 수업의 초점, 전문성 개발 방법 및 태도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조언했다.
▪의의일동고 학교컨설팅의 의의는 단위 학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의뢰해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초기에는 의뢰인과 컨설턴트의 지리적 거리, ‘컨설팅’이 추가적인 업무 부담일지도 모른다는 신규 교사들의 심리적 부담, 학교 내 구성원들에게 학교컨설팅을 이해시키는 작업의 어려움 등이 있었다. 그러나 마음을 열어준 6명의 신규 교사, 포천과 서울의 거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배로서 후배 교사를 대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함께 한 7명의 컨설턴트, 그리고 학교컨설팅에 대한 신념으로 어려운 걸음을 한걸음씩 실천한 성영완 교사와 한국학교컨설팅연구회가 있었기에 10개월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루어진 컨설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다.
※ 다음 회는 유한공업고의 ‘교원능력개발평가를 활용한 교원역량 강화 컨설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