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나의 ‘50음도’를 보면 첫말은 ‘아’이고 끝말은 ‘응’인데, 이것은 호랑이의 울음소리 ‘어-흥’을 나타낸 말이다.
‘아’는 모든 발음의 시작인 알파로써, 존경과 고귀함을 나타내는 말이다. 한국어의 ‘아버지, 아들, 아기’들의 고귀한 단어가 이 ‘아’ 에서 시작하는데, 이 ‘아’는 원래 고대어로 ‘위대한’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아’ 발음은 호흡을 입으로 크게 내 쉬는 것으로써, 그것은 ‘시작과 출발’을 의미한다. 반대로 ‘응’은 모든 발음의 끝인 오메가로, 위엄과 권위를 나타내는 말이다. 호흡을 코로 내쉬며 위엄을 나타내는 ‘응’은, 권위를 상징하며 아울러 종료를 의미한다.
우리가 절에 가면 절 입구의 양 옆에 두 인왕이 서 있는데 한쪽의 인왕은 입을 벌리고 있고, 다른 한쪽의 인왕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여기서 입을 벌리고 있는 인왕은 ‘아’하고 악귀를 위협하는 것이며, 입을 꽉 다물고 있는 인왕은 ‘응’ 하고 공격의 자세를 취하는 표현이다. 이 인왕상 역시 짐승중의 왕인 호랑이의 표효를 상징한 것으로, 인간의 가장 용맹스런 모습을 나타낸 것인데, 고대 한국에서는 이 호랑이를 ‘산신령’이라고도 하였다.
‘삼국사기의 이두에 관한 연구’를 보면, 신라의 ‘나’(羅)라는 말은 고대에는 ‘태양, 태양의 신, 신’이란 뜻의 여러 가지 함축된 의미를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호랑이의 또 다른 이름인 산신령은 ‘토지(土)의 신’(神)을 말하는데, 이를 일본어로 하면 ‘토(土)의 라’(ラ) 즉 ‘토지신’이 되고, 이것이 ‘도라’(虎) 즉 ‘호랑이’인 것이다.
‘태양신과 도라(虎)’ 즉 호랑이, ‘어흥과 아응’ 등은 이러한 역사적 흐름이 만들어 낸 것으로, 그의 연장선상에 태양을 근본으로 하는 ‘일본’(日本)이라는 국가가 생겨나고, 태양을 상징하는 ‘히노마루’(日の丸)라는 일본 국기가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