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대학이 학생들의 시간과 학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3년 조기졸업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3일 전했다.
연한 축소 옹호자들은 학부 3년제가 학업에 의욕적인 학생들에게 유용할 것이라면서 3년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전공 및 필수과목을 모두 가르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부 3년제는 영국의 케임브리지, 옥스퍼드대학에서 널리 활용하고 있지만 대다수 미국 대학은 4년제를 고수해왔다.
미 교육부장관과 테네시대학 총장을 지낸 라마르 알렉산더 공화당 상원의원(테네시)은 "저비용, 고효율의 3년제 학사 과정을 마련하기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경제위기와 빠듯한 예산을 고려하면 지금이 개혁과 변화를 위한 적기"라고 말했다.
반면 졸업 연한을 3년으로 줄일 경우 대학이 폭넓은 학문분야를 가르치기보다 직업훈련 위주로 기울 수 있다는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데렉 보크 전 하버드 총장은 "교육정책을 논하는 대부분의 정부 고위 관리들은 경제적 경쟁력 확보와 경제성장의 관점에서 교육을 보는 것 같다"면서 "이런 접근(3년제 방안)에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어퍼 아이오와대학이 3년제를 도입했지만 단 5명의 학생이 이 과정을 신청, 결국 4년제로 돌아온 사례를 들면서 연한 축소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악화된 경제여건을 고려해 대학이 가계의 학비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현실적인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교육협의회(ACE)의 몰리 코벳 브로드 회장은 "점점 많은 대학이 3년제 학위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전미사립대학연맹(NAICU) 토니 팔스 국장도 지금은 메인주 베이츠대학과 인디애나주 볼스테이트대학 등 일부 대학만 3년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앞으로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로드아일랜드 주의회는 최근 주(州) 내 모든 대학에서 내년 가을까지 3년제 학사과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법안을 승인했다.
뉴욕주의 하트위크대와 테네시주 립스콤대는 당장 오는 가을 학기부터 3년 조기졸업제를 통해 각각 4만달러와 1만달러의 학비를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01년 이후 대학 졸업생 가운데 3년만에 학사과정을 마친 비율은 4.2%, 4년 졸업생은 57.3%, 4년 이상 캠퍼스에 머문 경우는 38.5%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