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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보니 헤어진 혈육 만난 듯

•울릉도-독도 역사문화 탐방기


6월 12일(금)부터 14일(일)까지 2박 3일 동안 한국교총에서 주최하고 동북아역사재단에서 후원하는 ‘울릉도-독도 역사문화 탐방’을 다녀왔다. 30년 가까이 역사를 가르치며 간헐적으로 염장을 지르는 일본 우익인사들의 독도 망언이 반복될 때마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곤 했지만, 정작 울릉도와 독도는 이번이 초행길이다.

금요일 아침 8시 반 묵호항 여객터미널에서 60명 가까운 탐방단이 집결하며 일정이 시작됐다. 울릉도로 가는 배편은 묵호와 포항에서 정기적으로 뜨며 약 3시간 걸린다. 12시 반에 우리가 탄 씨플라워호는 미끄러지듯 도동항으로 입항했다. 도동항! 울릉도의 관문항. 해안단애 밑으로 끊어질 듯 이어지는 산책로며 깎아지른 수직벽 위에 오롯이 풍상을 겪어 낸 향나무 군락의 자태는 대자연이 만든 천연분재처럼 이국적이다. 점심으로 홍합밥에 구황작물로 한 때는 울릉도민의 명줄을 이어줬다는 명이나물(산마늘) 절임을 척척 걸쳐 먹으니 여행의 진미를 맛보는 기쁨이다.

점심 후 울릉도 첫 일정은 울릉초 방문이다. 작년에 개교 100주년을 맞은 학교의 품새가 아늑하면서도 격조가 있어 보인다. 기념품을 전달하며 탐방단을 대표한 이원희 교총회장의 말이 우리 모두의 하나같은 소망이 되어 귀에 쏙 들어온다. “그동안 국토의 막내, 우리 교육의 변두리였던 이 곳 울릉도와 독도가 이제는 동해로, 태평양으로 뻗어 가는 우리 한국호(韓國號)의 맏이요 선봉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하자!”
도동읍 뒷산 약수터 오르는 길가에 한글과 한문으로 각자(刻字)된 자연석이 눈길을 끈다. 세종실록 권4 세종원년 7월 경신(庚申) 조(條) 출전(出典)까지 밝힌 ‘對馬道本是我國之地’(대마도는 본시 우리 땅)라는 글귀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명령으로 구끼(九鬼喜隆) 등이 제작한 조선국 지리도(地理圖) 내 팔도총도(八道總道)를 보면 대마도가 조선의 땅으로 표기되어 있다는 것으로 실로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역사적 증좌(證左)다.

울릉도는 3無(도둑, 공해, 뱀) 5多(향나무, 바람, 미인, 물, 돌)의 섬으로 8번째로 큰 섬이란다. 독특한 칼데라형(鐘形) 화산섬으로 아스피테형(盾狀) 화산섬인 제주도와 다르지만 나이로 따지면 제주도가 생성된 지 120만년인데 울릉도는 약 250만년으로 한참 대선배다. 연대로 치자면 독도가 약 460만년 전으로 덩치는 제일 작아도 가장 오래된 맏형이다. 해안 절경을 따라 거북바위, 사자바위, 코끼리바위, 남근바위, 곰바위, 노인바위 등도 정감 있고, 부지갱이나물과 취나물은 30~40도 급경사 밭에서도 짙푸르게 자라고 있어 장관이었다.

풍부한 식생을 보이는 이 곳 나리분지가 옛날 화산 폭발의 분화구였다는 사실이 전혀 실감나지 않는다. 분지 내 간이 휴게소에서 맛 본 씨껍떼기술은 입에 짝짝 붙고 안주로 나온 더덕무침과 삼나물무침, 부지갱이나물은 살살 녹았다. 숙소로 돌아와 서둘러 저녁을 먹고 나서 우리는 리조트 내 세미나실에서 독도 강의를 경청했다. 아무쪼록 내일은 여간해선 허락하지 않는다는 탐방선의 독도접안과 상륙을 우리 모두의 염원처럼 이룰 수 있도록 천지신명께 함께 빌어 본다.

토요일인 13일 오후 2시 우리는 긴장과 설렘 속에 독도를 향해 항진해 갔다.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 맑은 날에는 육안으로도 보인다는 독도가 이제 우리 눈앞에 그 위용을 드러낼 것이다. 갑자기 몸 속 깊은 심연에서 뜨거운 기운이 솟구쳐 눈앞이 흐릿하다. 언제부턴가 나의 애창곡이 되고 노래방에서 감흥에 겨워 부를 땐 괜스레 눈물이 핑 돌던 가수 서유석의 ‘홀로 아리랑’ 가사를 주문처럼 잔잔히 읊조린다.

드디어 독도다! 국토의 동단 우리땅 독도가 거기 그렇게 의연하게 터 잡고 있었다. 우리는 마치 헤어진 혈육이 난생 처음 만난 듯 독도를 마주하며 목청껏 소리쳤다. 독도만세! 대한민국 만세!

풍랑으로 접안이 안 되니 안타까움은 배가되고 독도가 우리의 격려에 편안히 잘 있으라는 듯 우리의 기도는 더욱 간절했다. 20여분의 해상체류를 끝으로 울릉도로 회항하며 우리의 ‘울릉도-독도 역사문화 탐방’도 그 대미를 장식했다. 김홍선 서울 신목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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