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2일 "우리 대학이 연구에만 중점을 두다 보니 교육을 소홀히 했다. 앞으로는 교육 잘하는 대학에 지원을 늘리는 체제로 가겠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날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주최로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에 참석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대학의 '본질'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도 연구에 초점을 둬 대학 역량평가 등에서 연구 관련 지표를 위주로 대학을 평가했던 게 사실"이라며 "대학 재정지원 사업 때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지표를 개발해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국내 대학이 '잘 가르치려는 노력'보다 '잘 뽑는 노력'에만 힘써왔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성적 위주의 입시제도 개혁을 촉구하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와 관련, 안 장관은 "입학사정관제를 대입의 가장 중요한 제도로 정착시킨다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뜻이자 대교협의 과제"라며 "내년에는 정부지원 예산을 올해의 2~3배까지 파격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입학사정관제는 외국에서 들여온 제도이지만 우리 식으로 훌륭하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지원할 수 있게 모든 체제를 갖출테니 대학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 장관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의 불가피성도 역설했다.
그는 "2016년이 되면 고교를 졸업하는 학생 수와 대학의 선발 인원이 같아지고, 2020년이 되면 졸업생이 더 적어진다"며 "이는 아주 심각한 문제로, 대학이 위기의식을 갖고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미 입학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있을 정도로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국ㆍ공립대는 통폐합을 통해, 사립대는 구조조정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내년 교육예산과 관련, "경제가 어렵다 보니 예산도 축소 지향적으로 짜이고 있고 교육예산도 올해보다 5% 정도 줄 것"이라고 전망하고 "하지만 필요한 분야에 대해서는 예산을 더 늘릴 수 있게 기획재정부와 열심히 대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