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개정된 사립학교법(이하 사학법)을 폐지하고, 사학진흥법을 제정키 위한 정책토론회가 9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사학법폐지 및 사학진흥법제정 국민운동본부와 한나라당 김선동·이군현·임해규·정두언·조전혁·황우여 의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이재교 교육선진화운동 공동대표(법무법인충정 변호사)와 이명희 공주대 교수(자유교육연합 상임대표)가 주제발표에 나섰고 이원희 교총회장·신극범 순천향대 석좌교수·송석구 가천의과대총장·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실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국민운동본부 공동상임대표 이광선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사학의 자유가 보장될 때까지 국민운동과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유권자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사학법은 통제 수단에 불과”=‘사학법폐지의 당위성과 관련법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이재교 대표는 “개정 사학법은 교육을 정치적, 이념적 대결의 장으로 몰아낸 참여정부의 대표적 실책”이라며 “사학에 대한 사전 규제로만 이뤄진 사학법으로 인해 자율과 창의가 위축되고 비리를 저지르지 않은 사학이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개방이사제·임시이사제·사학분쟁조정위·대학평의원회 등 사학법의 핵심 내용에 대한 법률상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사립학교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이 법인으로서 권리·의무의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법인이 관여할 수 없는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개방이사를 선임하는 것은 법인의 이사회 구성권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또 임시이사제는 관할청의 빈번한 임원해임권 행사 등 지나친 통제 수단으로 남용된 역기능이 발생해 오히려 사학 분규를 조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외에 사학분쟁조정위가 비정치적인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위원을 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이 추천해 3부(府)에 의한 정치적 구성이 됐으며, 책임이 없는 교직원과 학생이 포함된 대학평의원회도 학교법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다양하고 개성 있는 교육, 세계화에 맞는 특성화 교육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규제 위주의 사학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주성 통해 다양한 교육 공급해야”=이명희 교수는 ‘사학진흥법 제정의 필요성과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수요자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관리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선진국의 교육개혁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국가 주도로 사립교육을 발전시켜 국가발전을 앞당기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를 위해 사립교육의 발전과제를 설정하고, 보조금 지급·세제 및 용지, 융자 우대·장려와 포상·모금과 기부에 의한 기금 조성 권장·의무교육의 위탁 운영 등 거의 모든 지원 방법을 갖추고 있다.
이 교수는 “우리도 유연하고 자유롭게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학을 중심으로 교육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사학의 정체성은 ‘자주성’에서 찾아야 한다”며 “사학이 자주성을 통해 학부모의 교육선택권을 보장할 뿐 아니라 다양한 교육을 공급하고 교육의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사학 진흥을 위해 ▲사학의 특성 및 교육열이 강한 한국의 특수성 반영 ▲국내외의 다양한 사학 간 네트워크 구축 ▲교육활동과 교육산업 결합 ▲학부모의 학교교육 참여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치권 입법에 앞장서야”=토론자로 나선 이원희 한국교총 회장은 “MB정부의 교육철학 구현의 중심에 사학이 있다”며 “사학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극범 순천향대 석좌교수는 사립대총장 시절에 대한 경험을 소개하며 “사학법이 사학에 대한 국민의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라며 “정치인이 사학법 폐지 및 사학진흥법 제정에 앞장서 달라”고 요구했다.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실장도 “세계 최고의 대학은 자율에서 시작했다”며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과감히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