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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모두의 생각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완성 됐어요”

‘찍어서 표현’하는 협동화 수업

주변 이용 가능한 모든 재료 활용, 전통기법 틀 벗어나 새로운 표현 경험
활동선택형 수업은 개인차 고려 필요, 기본활동 시간여유 충분히 주어야



전반적으로 아이들은 미술시간을 좋아하는 편이다. 조작활동을 좋아하는 저학년인 경우는 준비물을 만지작거리며 미술시간을 기다린다. 그러나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미술에 대한 개인차가 심하고 많은 아이들이 해마다 반복되는 미술 활동에 싫증을 느끼곤 한다. 교과서 내용에 충실한 교육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 교과서는 미술 지도를 위한 참고 도서로 활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교육현실에서 교사들은 미술 교과서를 벗어난 미술 교육에 인색하다. 교과서의 내용만으로는 아동들의 심상을 톡톡 건드리고 일깨우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다. 개정 교과서에는 재료의 다양성이나 표현방법 등이 보충되었으나 그보다 효과적이고 다양한 재료들이 우리 주위에 산재해 있으므로 이들 재료를 발견하는 안목을 기르고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속에서 美學을 꿈꾸다=예쁜 상자나 플라스틱 통, 가전제품 안에 들어 있는 스티로폼, 휴지를 다 쓰고 남은 속지를 보면서 언제나 그렇듯이 ‘저걸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내겐 늘 모든 것들이 수업에 쓰이는 재료가 된다. 가족들과 기념일 케이크를 자르고서도 그 케이크 판은 미술시간에 협동작품을 위해 쓰이기도 한다.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함 옆에 놓여 있던 커다란 화분은 미술과 입체표현 활동인 생활 용품 만들기 협동작품의 주재료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것들이 미술과 재료로 활용하기에 충분하다. 계절에 따른 자연물 또한 멋진 재료가 된다. 마음과 눈을 열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 속에서 미학을 꿈꿀 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하고 능동적인 미술시간을 위하여 생활 주변에서 이용 가능한 모든 재료들을 활용하고, 종래의 전통 기법의 틀에서 벗어나 좀 더 새로운 표현 방법을 경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의 생활이 곧 미술이라는 생각을 지니고 즐겁게 미술 표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 다양한 재료 활용이 가능한 교실 환경을 만들다=어린이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재료와 표현 방법은 학습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 그리고 하고 싶다는 표현 의욕을 갖게 만든다. 이러한 자극은 학습 활동 시간뿐만 아니라 학습 제재에 따른 계획 단계부터, 더 나아가 평소 보고, 느끼고, 만지는 모든 생활 속에서 ‘아! 이걸로 표현하면 좋겠다.’ ‘이렇게 나타내 볼까?’ 하는 표현 의욕을 갖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교실 공간을 최대한 융통성 있게 활용해 학습 활동에 임할 수 있도록 책상을 다양하게 붙여 소집단, 대집단으로 편성하거나 한 자리에 모여 기본 활동을 마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학습제재에 알맞은 공간 활용을 유도하기도 한다. 그리고 미술 계획 단계나 준비 단계, 혹은 구상도를 그리는 활동은 아침 자습 시간을 활용하기도 하며 선택활동을 포함한 미술 수업은 시간을 융통성 있게 조정하거나 다음 날 아침 자습 시간과 연계하여 표현 할 수 있도록 수업 시간을 운영하기도 한다.

또한 평소 접하게 되는 일상의 모든 사물과 자연이 미술 표현 활동의 재료가 된다는 것을 인식시켜 생활 속에서 발견한 재료들을 수시로 모아 교실의 미술 재료대와 재료 바구니에 분류해 담아 두도록 했다.

이렇듯 생활 속에서 미술 재료를 찾고 다양하게 재료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어떤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재료 탐색의 기회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한다. 한편 미술 교육에서 풍부한 자료 제시 및 재료 활용을 돕는 교사의 효율적인 지도와 적극적 안내가 필요하며 아이들이 마음껏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자유롭고 개방적 환경이 마련되도록 한다.





■ 본 수업: 기본학습 활동 후에는 스스로 선택해 자기주도적 학습을 하다=아이들의 개인차가 두드러진 시간이 바로 미술시간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비교해서가 아니라 학습 활동의 속도 차가 각양각색이다. 학습 내용에 따라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먼저 학습을 끝낸 아이와 아직도 시작에 불과한 아이의 차이는 대단하다. 이런 개인차를 인정하고 능력별로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계획된 수업이 활동선택형 수업 방식으로 기본 활동을 통해 기본 학습 목표에 도달하면 아동들은 이후에 자신이 학습할 활동의 순서를 선택해 자기주도적으로 학습 활동을 하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아동들은 더 많은 재료와 표현 방법을 접할 수 있게 된다. 교사는 적절한 동기 유발과 학습 안내를 통해 아동들이 호기심을 느끼며 학습할 문제에 대해 스스로 인식하고 활동할 수 있게 돕는다.



본 수업도 이러한 개인차가 심한 초등학교 저학년의 특성을 고려해 활동선택형으로 단원 물체의 찍기 표현 활동을 협동화로 계획했다. 먼저 롤페이퍼의 큰 화지에 굵은 곡선을 자유롭게 나타내게 해 면을 만들어내도록 했다. 자연스럽게 구성된 면 하나 하나는 개인의 표현활동이 이루어지는 작은 공간일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는 모두의 생각이 모여 완성된 협동작이 되는 셈이다. 그 작은 공간마다 주제도 다르고 표현 방법, 그리고 느낌도 다르지만 전체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건 기본활동과 선택활동이 ‘찍어서 표현하기’라는 전체적 주제의 흐름을 갖기 때문이다.

기본활동은 지문의 모양을 스탬프로 찍고 그 위에 펜을 이용해 여러 가지 사물의 특징이나 주제를 표현하도록 했는데 이는 단순한 찍기 표현이 아니라 사물의 모양을 유추하고 주제로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사고과정을 거치게 된다.

기본활동이 끝나면 아직도 비어 있는 하얀 빈 공간에 하고 싶은 대로 스스로 선택활동을 하도록 했다. 선택활동 하나는 여러 가지 물체를 이용해 단순한 모양을 규칙적으로 찍어 나타내거나 주제를 표현하도록 했다. 또 다른 선택활동으로 두꺼운 도화지로 모양을 오려낸 뒤 그 위에 크레파스를 칠해 문질러 모양을 표현하게 했다. 누구나 기본학습을 끝낸 후에는 주어진 시간만큼 개인에 따라 학습 활동이 다르게 되는 것이다.





정리 단계에서는 학습 결과물에 대한 발표 또는 감상이나 자기․상호평가를 통해 좋은 사례를 발견하고 피드백 과정을 거쳐 활동을 마치게 된다. 이 수업을 위해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책상 배열과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선택활동 자리이다. 선택활동에 이동 학습과 자리 학습을 적절히 안배하는 것도 중요하며 선택활동의 학습 제재가 기본활동과 연계되어야 한다. 또한, 학습량이 많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내용으로 하는 것이 좋다.

미술과 학습에서 선택활동은 여러 가지 재료와 다양한 표현방법을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선택활동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 기본활동에 소홀할 수 있는 단점이 있으며 선택활동의 참여도에 개인차가 많이 나타날 수가 있다.

따라서 활동선택형 수업을 하게 될 경우 기본활동에 충실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주어야하며 기본 학습 내용의 학습량이 많거나 수업 내용이 어려울 경우에는 이 수업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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