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할 때까지 최소 100권의 책 읽어야 패러디시 쓰기, 독서조각보 만들기, 독서 골든벨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학생 개개의 수준에 맞게 독서지도 해
전북 김제 만경여고 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최소한 100권의 책을 읽어야 한다. 1학년때 50권, 2·3학년때 25권씩의 책을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니 학생들은 책과의 전쟁(?)을 치뤄야 하는 셈이다. 이 학교가 이처럼 독서지도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에는 국어담당 김영자 교사(44)의 열정과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좋은 책에는 사람을 바꿔주는 힘과 자기인생항로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독서는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성을 키워줍니다. 인터넷 문화가 발달할 수록 책의 필요성은 더욱 큽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책 읽는 습관이 몸에 배이도록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83년 대학졸업과 함께 모교인 만경여고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한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독서지도를 시작했다. 먼저 국어과 교육과정운영방식을 바꿨다. 1학년 때는 주로 책만 읽게 하고, 본격적인 교과공부는 2, 3학년 때 하도록 한 것. 처음엔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려는 격려로 이어졌고 학생들의 독해력과 학업성취도는 높아져갔다. 김 교사의 건의로 학교도서실도 만들고 많진 않지만 다소의 책도 구입했다. 독서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에도 힘썼다. 자신이 읽은 책을 기록하게 하는 독서일기쓰기, 유명시인의 작품을 따라 써보게 하는 패러디시 쓰기, 독서한 내용을 작가와의 대담형식으로 기록하게 하는 인터뷰식 독서록쓰기, 읽은 책의 내용을 다른 사람과 돌아보게 하는 크로스워드 퍼즐 꾸미기, 그 외에 독서조각보 만들기, 극화하기, 속편쓰기, 독서골든벨 대회 등등.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설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 주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존재입니다. 책은 그 학생들을 튼튼하게 자라게 하는 거름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고있다. 그래서 책도 자기 수준에 맞게 스스로 골라 읽도록 하고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수준에 맞게 독서지도를 해야지 일률적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다. “우리 교육은 너무 성급하게 열매를 기대하고 속성 재배하는 데 익숙해 있습니다. 학교와 교사는 그들이 사회인으로 설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데 그쳐야 할 것입니다.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독서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교육현실에 아쉬움이 많다는 김교사. 그래서 그는 독서교육에 교직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지도 모른다. /강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