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欲速不達

(욕속부달: 일을 빨리 이루고자 하면 목표에 이르지 못한다)

온 나라가 세종시 문제로 벌집을 쑤신 듯이 시끄럽다.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선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옳고 저 말을 들으면 저 말도 옳아서 도대체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이 문제가 모두 자신들의 정치적 운명 혹은 경제적 이익과 중차대하게 연관돼 있어 첨예한 대립과 논쟁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듯하다. 그러나 이러한 대립과 논쟁 속에 우리가 한 가지 잊고 있는 것이 있다.

'논어'에 이런 말이 있다. 공자의 제자인 자하(子夏)가 어느 읍의 수령이 되어 공자에게 정사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묻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일을 빨리 이루려고 하지 말라. 작은 이익을 보지 말라. 일을 빨리 이루고자 하면 목표에 이르지 못한다. 작은 이익을 보면 큰일을 성취하지 못한다(無欲速. 無見小利. 欲速, 則不達. 見小利, 則大事不成.)."

이 말에서 나온 ‘욕속부달(欲速不達)’이라는 성어는 어떤 일이든지 철저한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추진하지 않으면 미처 생각지 못한 변수에 적절히 대응을 할 수 없어 도리어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뜻이다.

세종시 건설 원안에 대하여 찬성하는 쪽의 ‘지방균형발전과 수도권과밀화해소’ 주장, 반대하는 쪽의 ‘행정비효율제거와 자족도시건설’ 주장이 모두 눈앞의 당파적 혹은 경제적 이익만을 쫒은 것이 아닌, 진정으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여 나온 것이라고 믿는다. 어느 쪽으로 결말나더라도 모두 나름대로의 명분과 장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일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올바르게 추진하고 완벽하게 이루어 실익과 효과를 보는 것이다. 행여 자신들의 주장만을 관철시키는데 골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러다 준비 안 된 계획을 덜컥 밀어붙이는 것이나 아닌지, 그리하여 세종시가 그 좋은 명분에도 불구하고 또 하나의 실패로 끝나지나 않을지 심히 불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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