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는 수능 성적에서 학교라는 요인의 비중이 25.2(수리)~32.1%(외국어)였으며 그 이유의 절반 이상은 학교가 속한 지역여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학교 격차가 존재한다고 해서 이를 모두 해당 학교의 교육력 차이로 해석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읍면은 도시보다 언어 9.406점, 외국어 9.653점, 수리나형은 7.709점 낮았다. 이는 재정자립도, 저소득계층 비율, 학원수 등이 같더라도 도시와 읍면의 수능점수 차가 9점 안팎 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학업중단자 비율이 1%포인트 높아질수록 언어는 0.068점, 외국어 0.125점, 수리나 0.137점씩 낮아졌다.
김진영 건국대 교수도 학교간 격차가 수능성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언어 39.0%, 외국어 36.5%, 수리 가 33.2%, 수리 나 26.6%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박현정 서울대 교수는 일반계고의 경우 수능 성적의 20.07(수리 나)~27.82%(외국어)를 학교간 격차라고 규정했다.
외국어의 경우 작년 표준점수 평균은 97.36점이었으나 학교별 평균이 63.69점에서 130.18점까지 폭넓게 분포했다는 것이다.
김양분 한국교육개발원 박사는 "도시 일반고생은 읍면보다 영역별 표준점수가 10점 내외 높고 1~2등급 분포에서 5~7%포인트 많은 상황을 유지하고 있는데 1~2등급을 서울 4년제 대학 입학 가능권으로 분류하면 도시 학생은 100명 중 11명 정도가, 읍면은 4명만 포함된다"고 계산했다.
그는 일반고 언어 점수의 25.7%는 학교간 차이에 의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 특목고 가면 유리할까 = 김성식 서울교대 교수는 5년간 평균 수능 성적은 특목고생들이 일반고보다 언어 19.865점, 외국어 24.134점, 수리 나는 27.421점 높았다고 설명했다.
5년간 변화에서도 특목고가 언어와 수리에서 일반고보다 매년 0.857점, 0.984점씩 더 향상됐다고 말했다.
김양분 박사는 과학고, 외고, 자사고 표준점수는 일반고보다 13~30점 높은 점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특히 외고는 모든 영역에서 높은 점수대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과학고는 하락세를, 자사고는 상승후 유지세를 보이는 양상이라는 것.
과학고의 경우 2005학년도 모든 영역에서 다른 고교보다 높은 평균점수를 보였으나 지속적으로 하락해 2009학년도에는 외고나 자사고보다 낮아졌다.
반대로 자사고는 2005학년도 과학고나 외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였지만 2006학년도부터 상승해 외고와 비슷한 수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외고, 과학고, 자사고의 1~2등급 비율은 30~60%로 일반고의 3~6배에 달했으며, 이를 토대로 보면 일반고 상위 20~30%와 과학고, 외고, 자사고 전체 학생의 학업수준이 비슷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아울러 사립학교가 공립에 비해 언어 1점, 수리가 0.5점, 수리나 1.5점, 외국어 2점 안팎 높았다고 덧붙였다.
수리와 외국어의 경우 차이가 점점 커져 1~3등급 비율이 2005학년도에는 사립이 공립보다 2%포인트 정도 높았지만 2009학년도엔 4~5%포인트로 벌어졌다는 것이다.
성별로 언어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6등급 이상에 들 확률이 높았으나 2~3등급 이상일 확률에는 차이가 없었다.
남학교 학생들이 언어 2등급 이상에 들 확률은 남녀공학보다 다소 높았으나 그 이하 등급은 별 차이가 없었고, 수리는 성별 영향이 없었지만 여학교 학생이 2등급 이상에 들 확률은 남녀공학에 비해 다소 높았다.
김진영 교수는 학력 불균등 지수(상위 10% 학생의 평균을 하위 10% 평균으로 나눈 수치)를 사용해 남녀공학, 소규모 학교, 읍면지역 학교가 성적이 낮으면서 불균등도도 높았다고 분석했다.
◇ 평준화.비평준화 영향은 = 강상진 연세대 교수는 2006년 교육개발원 조사와 2007년 수능 자료를 토대로 언어의 경우 평준화지역에서 1등급에 속할 확률이 비평준화의 1.34배이고 2등급에 속할 확률은 1.43배, 3등급은 1.25배, 4등급은 1.40배라고 밝혔다.
또 수리와 외국어는 모든 등급에서 평준화와 비평준화간 비율 차이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평준화 정책이 수월성 교육에 부적합하다거나 학력을 하향평준화한다는 증거는 없어 평준화에 대한 비판은 주장일 뿐이라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김진영 교수도 2009학년도 수능 성적을 분석한 결과, 평준화.비평준화 여부와 지역내 고교수, 1인당 재산세 등은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대졸자의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학업성취도가 높아져 그 비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해당 지역 표준점수가 평균 0.14(수리 나)~0.28(외국어)점 높아진다고 했다. 성태제 이화여대 교수도 2006~200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토대로 고1년생의 수학성취도는 평준화지역이 비평준화지역보다 높았다고 분석했다.
◇ 사교육 효과는 = 강상진 교수는 국어 사교육비의 효과는 오히려 상위등급에서 부(-)의 상관관계를 보여 국어 사교육비가 높은 2학년생이 수능시험에서 상위 등급에 포함될 확률은 낮다고 주장했다.
김성식 서울교대 교수는 학원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수능 성적이 3.2(수리 나)~4.0점(언어) 높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학원수강료가 높은 지역은 되레 점수가 낮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원수가 많은 곳이 수능 점수가 높은 경향은 있지만 향상폭 등에 대한 영향력은 `0'이어서 상위권 학생들의 학원 수요가 높았을 뿐이지 그런 조건이 학생들의 성적을 더 높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도 국어 과외비 규모와 수능 상위등급에 포함될 확률은 유의미하게 `역상관'을 가지며 중하위 등급에서도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반면 수리에서는 사교육이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과외비가 많을수록 중상위권에 포함될 확률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리도 하위권은 사교육이 별무효과였으며, 외국어 사교육 효과는 모든 수능 등급에서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성태제 이화여대 교수는 고1년생 수학 학업성취도 결과를 근거로, 사교육을 받는 학생이 평균 5점 이상 높았고 3시간 이상 받는 경우가 가장 높았다고 강조했다.
김양분 박사도 수능 수리영역에서는 과외를 받은 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5.30점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과외 여부는 2등급 이상에 들 확률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3등급 이상 또는 6등급 이상일 확률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는 EBS 수능특강을 수강하는 고3생은 월 사교육비가 14만7천원으로 비수강생(21만8천원)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고 소개했다.
특히 언어에서는 1년 수강시 등급을 0.16등급 끌어올려 3년간 시청했다면 0.5등급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 교사.부모.동료 영향력은 = 학생 본인의 내적 동기(포부 수준)나 수업집중 등이 공통적으로 학업성취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양분 박사는 본인의 교육에 대한 열의 수준이 1단계 높아지면 언어는 평균 2.612점 올라간다고 분석했다.
임현정 교육개발원 박사는 자기주도 학습을 강조하는 교사에게 수업받은 학생은 기초학력 도달 확률이 1.3배 증가한다고 봤다.
강창희 중앙대 교수는 1995학년도 수능 원자료를 근거로 학급내 동료 집단의 특성이 개별 학생의 학업 성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내놨다.
특히 하위권 동료의 부정적 영향이 상위권 동료의 긍정적 영향을 압도해 하위권 학생은 평준화반에서 비평준화 열반에 배치될 때 성적이 오히려 하락할 공산이 크고, 상위권 학생은 비평준화 우반에 배치될 때 하위권 동료의 부정적 영향을 벗어날 수 있어서 성적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국 평준화냐, 비평준화냐의 논쟁은 제도가 개편될 때 하위권 학생의 성적 하락분과 상위권 학생의 성적 상승분 어느 쪽에 가치를 둘 것인가의 문제라고 강 교수는 주장했다.
강상진 교수는 부모의 학력이 언어, 수리, 외국어 등 모든 영역에서 높은 등급에 포함될 확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 반면 월평균 가구소득은 학생의 성취도와 무관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