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놓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3일 미국 MSNBC 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일부 학교는 교실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집중력에 방해된다며 전면 금지하고 위반 시 정학 처분을 내리는 반면, 휴대전화를 교육 매체로 적극 활용하는 곳도 있다.
비영리단체인 '커먼센스 미디어'는 미국 고등학교의 69%가 교내 휴대전화 사용 및 소지를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이 같은 조치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학교관리자협회(AASA)는 휴대전화가 "뛰어난 학습 도구"라며 수업에서 활용을 독려하고 있다.
이 협회의 대니얼 도메네크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가을 에세이를 통해 "휴대전화와 아이폰, 블랙베리, 아이터치 등 휴대단말기를 활용하도록 유도, 수업에서 효과를 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제공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일부 교사와 교육행정가는 학생들이 수업 내용을 사진으로 찍거나 과제를 문자로 남길 수 있고 교사, 학생, 학부모 간 교류를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술이 진보하면서 휴대전화가 수업에서 컴퓨터를 대신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학생들은 휴대전화 제한에 반발하고 있다.
'커먼센스 미디어' 설문에 응답한 65%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한다고 말했으며, 휴대전화를 금지한 학교의 학생들 가운데 63%도 교칙에 개의치 않고 휴대전화를 쓴다고 답했다.
퓨(Pew) 리서치센터에 의하면 미국 고교생의 70% 이상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다. 또 '커먼센스 미디어'는 휴대전화를 소지한 학생이 일주일에 평균 440건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이 가운데 100건 이상은 교실에서 보낸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휴대전화의 기능이 소형 컴퓨터에 맞먹을 정도에 이르면서 부정행위도 그만큼 쉬워졌다.
'커먼센스 미디어'의 조사에 참여한 학생의 3분의 2는 같은 반 친구들이 휴대전화로 부정행위를 했다고 답했을 정도다. 스스로 이와 같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힌 학생도 3분의 1 이상이었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 중에는 시험 내용을 미리 저장해 두는 경우가 전체 학생의 26%로 가장 많았고 시험 중 문자메시지 송수신(25%)과 인터넷 검색(20%), 시험지 촬영(17%)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