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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진짜 음악이 있다…EBS '스페이스 공감' 600회

"처음 6개월 동안은 '왜 교육방송에서 공연을 요청해요?'라는 질문을 줄기차게 받았죠. 음악가들에게 똑같은 말을 20∼30분씩 설명해주며 섭외하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하하"

2004년 4월3일 소프라노 신영옥과 재즈뮤지션 이정식 등의 합동 공연 방송으로 시작한 EBS '스페이스 공감'이 23일로 방송 600회를 맞는다. 공연 횟수도 어느새 1500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도곡동 EBS에서 '스페이스 공감'(매주 월·화 밤 12시10분 방송)의 백경석·정윤환 PD를 만나 600회를 맞는 소감을 물었다. 두 PD는 큰 사고 없이 600회를 버텨준 프로그램에 대한 감사함 때문인지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600회까지 오리라고는 생각 못했죠. '스페이스 공감'을 시작할 당시까지만 해도 EBS에서 라이브 음악 프로그램이 방송된 적이 없었어요. 거기에 공연장도 새로 만들어야 했고. 방송이야 주 2회 나가지만 공연을 주말 제외하고 매일 한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시작할 당시 양질의 음악 공연을 매일 제공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한다. 이를 위해 EBS 자체 내에 공연장이 필요했으나 사내에 마땅한 장소를 찾을 수 없었다. 결국 1층 강당을 리모델링했고 이 때문에 약 300㎡ 크기의 공간에 객석이 151석에 불과한 소규모 공연장이 만들어졌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불과 3m 정도밖에 안 된다.

그러나 이런 '비좁은' 공연장 덕분에 관객과 연주자가 함께 호흡하며 친밀감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공연장이 작아서 연주자의 땀방울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그 땀방울이 객석으로 튀기까지 하죠.(웃음) 이런 공연장의 특성과 매일 공연이라는 일정 때문에 처음에는 라이브에 유연한 재즈 뮤지션을 주로 초청했습니다. 그러다 장르를 구분하지 말자고 생각했죠. 물론 라이브와 좋은 음악이라는 두 가지 원칙은 고수하고요"

제작진의 이런 생각은 실력파 신인 뮤지션을 소개하는 '헬로 루키 콘테스트'로 튀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이 콘테스트는 '장기하와 얼굴들'과 '국카스텐' 등 실력파 인디 밴드들을 대중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인디 밴드와 클로드 볼링 등 세계 정상급의 음악가를 골고루 초청하기 위해 매주 출연자 선정 회의를 한다. 한 주 동안 새로 나온 음반을 모두 들어보고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런 선정 작업을 통해 그동안 3천여 명이나 되는 많은 뮤지션이 출연했다. 장르도 재즈를 비롯해 클래식, 포크, 록, 힙합, 펑크, 월드뮤직, 국악, 민중가요까지 다양하다.

그렇다 보니 '스페이스 공감'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지원자 수는 객석 수의 10배 이상이다. 지금까지의 최고 공연 신청 경쟁률은 2005년 12월 방송된 뮤지컬 콘서트 '크리스마스 인 러브' 편으로 무려 146대 1이었다. 제작진은 치열한 경쟁 가운데 신청자의 '공평한' 관람을 위해 10번 지원하면 1번 정도는 당첨시킨다고 살짝 귀띔해줬다.

다양한 음악과 음악가들을 접하다 보면 관객뿐 아니라 제작진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을 것 같다.

"저는 포르투갈의 여가수 마리아 주앙의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펑펑 울면서 봤어요.(웃음) 노래의 원형을 듣는 듯했거든요. 꼭 초대하고 싶은 가수는 이적 씨예요. 이상하게 저희랑 일정이 안 맞아서 지금까지 이적 씨 공연을 못 했네요"(백) "저는 최근에 방송된 재즈 피아니스트 송준서 씨 공연이 좋았어요. 피아노 정말 잘 치시더라고요"(정)

마지막으로 제작진에게 '스페이스 공감'이 어떤 프로그램으로 남기를 원하는지 물어봤다. 600회 방송에 대한 소감을 말할 때와 같이 신중하게 생각한 뒤에 대답했다.

"음악에서 만큼은 신뢰를 받는 프로그램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저희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음악을 시작으로 관객과 시청자가 더 좋은 음악을 찾아 듣게 되길 바라요"(백)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데 창구 기능을 하고 싶어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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