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신학기부터 우리나라의 모든 초·중·고에서는 전체 교원을 상대로 교원평가가 실시될 예정이다. 지난 몇 년간의 시범학교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될 ‘교원능력개발평가’는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교사의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교육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을 수는 있지만 너무 갑작스럽게 모든 일 들이 한꺼번에 진행되면서 교직 사회의 동요와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평가는 이미 중국에서도 실시되고 있으며, 그 결과가 교사들의 임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보다 그 강도가 센 편이다. 중국의 교원평가는 ‘교사성과심사(敎師績效考核)’로 불리는 데 교사성과심사는 교육인사제도의 개혁, 학교 성과임금제도의 순리적인 실시, 교사집단의 전문성 강화, 교육의 발전 촉진 등을 목표로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실시하고 있는 교육개혁 조치 가운데 하나다.
교사성과심사는 교사들이 의무교육법, 교사법, 교육법 등에 규정된 교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정도와 학교에서 맡은 직책과 업무실적의 완성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교원에 대한 실적 평가다. 즉, 교사성과심사의 내용은 교사의 덕망과 교육 능력, 담임 업무 등에서의 실적을 평가하도록 되어 있는데, 교사성과심사의 요소는 교사로서의 업무량, 직업도덕, 전공 수준, 도덕교육 업무, 교수업무, 연구 성과, 연수 실적 등을 모두 포함한다.
교사성과심사는 2008년 12월 중국 교육부가 발표한 ‘의무교육학교 교사의 성과 심사 업무를 잘하도록 하는 것에 관한 지도 의견’을 통해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성과에 따른 임금 지급 제도의 확립을 목적으로 실시하는 교원평가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교사성과심사의 결과가 교사의 임금을 결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이러한 중국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2009년부터 각 지방 정부는 해당 지역의 실정에 부합하는 교사성과심사 제도를 마련하여 본격적으로 실시하기 시작했는데, 산둥성(山東省)의 예를 들어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산둥성의 경우 교사성과심사의 대상은 의무교육단계인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정식 교사 및 교장·교감을 포함하는데, 성과 심사 업무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기본 원칙을 따르도록 되어 있다.
첫째, 법률을 존중하고 사람을 근본으로 삼는다. 교육관련 법률을 존중하고, 교사의 주체적인 지위를 존중하여 교사의 교육관련 전문성, 실천성 등의 특징을 충분히 드러내도록 한다.
둘째, 덕을 우선으로 하면서 실적을 중시한다. 성과 심사의 내용은 교사의 덕을 우선순위에 두고, 교사가 달성한 학교 내에서의 실적과 학교에 대한 공헌을 중시한다.
셋째, 선진적인 사람을 격려하고 이들의 발전을 촉진시킨다.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는 것을 격려하고, 교사 스스로 자신의 소질과 교육능력을 부단히 개선하도록 돕는다.
넷째, 성과 심사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으로 실시하며, 심사 과정 역시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한다.
심사의 내용은 교육법, 교사법, 교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교사의 책무를 완수하고 있는가와 학교가 규정하고 있는 직책의 수행과 업무책임을 완성한 실적을 평가하도록 하는 데, 이에는 교사의 덕성과 교육능력, 담임업무 수행 등에 있어서의 모든 실적이 포함된다. 교사의 덕성에 대한 심사는 교사들이 교육부가 마련한 ‘초·중·고교사직업도덕규범(中小學敎師職業道德規範)’을 제대로 잘 지키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로, 특별히 학생들에게 모범이 되고 교직을 사랑하며 학생들을 사랑하는 정황에 대한 평가가 중심이 된다.
교육능력에 대한 평가는 교사로서 담당하는 덕육(德育), 교수방법, 교육에 대한 연구, 교사의 전문성 계발과 관련된 것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성과 심사는 담임교사로서의 역할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는 데 그 이유는 초등학교 및 중학교에서 담임교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담임교사의 임무는 교사의 업무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담임교사로서의 학생에 대한 교육적인 지도, 학급관리, 학급활동의 조직, 매 학생의 전면적인 발전에 대한 관심 등을 심사한다.
교사성과심사의 절차는 교사의 업무 보고, 심사 의견 교환, 심사 등급 확정, 심사 결과의 공시 등의 단계를 거친다. 학년 또는 교과별로 교사 직책의 수행 정도, 주요 실적과 교사의 덕을 실현하는 것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하는데, 심사자는 학생·학부모·교사·심사 그룹 등으로 구성된다.
학생 및 학부모의 심의는 학급을 단위로 하여 설문지 응답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리고 동료 교사의 심의는 학년과 교과 그룹 교사 심의를 서로 결합한 방식이다. 심사 그룹은 교사의 평상 시 심사를 계량화하여 점수를 매기고, 학생·학부모·교사 심의 결과와 교사의 덕성 심사 결과를 합한 후 이를 정량화고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그에 따른 등급을 매긴다. 심사 결과는 5일간 공시하며, 공시 내용에 이의가 없는 교사는 심사 등급에 따라 성과 임금을 받는다. 심사 결과는 교사의 인사기록부에도 기재된다.
평가 결과는 우수·적합·기본적합·부적합의 4단계로 나누어지고, 우수 교사는 심사 대상 교원 총수의 15% 정도로 제한한다. 성과 심사에서 부적합으로 판정되는 경우는 교사의 직업도덕 규범을 위반하여 교사의 덕성 심사에 불합격한 자, 연가나 결강을 국가가 정한 기일보다 더 많이 한 자, 당해 학급에서 비교적 영향이 큰 사고를 발생하도록 만든 담임 등이 해당된다. 성과심사의 결과는 교사의 자격인정, 초빙, 승진, 장려성 성과금 지급, 표창 등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심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교사는 당해 장려성 성과금을 받지 못한다.
이처럼 중국에서 한창 진행되고 있는 교사성과심사제도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그 의미가 확대되어 교사들에게 매년 한차례씩 전공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그 결과를 A·B·C의 3등급으로 분류한 후 C등급에 해당되는 교사를 1년 동안 학교를 옮기거나 학교를 떠나 연수를 받도록 강제하면서 교사들의 강렬한 저항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교사들의 이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방 정부는 교사의 질을 높여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강도 높게 추진해 나가고 있으며, 이러한 교사성과심사제도는 앞으로 계속 확산되면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