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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끼있는 교수들 밴드 꾸려 국제행사 무대로

CG분야 석학 7명 모인 '나비어스톡스' 맹연습
12월 서울서 열리는 CG 국제회의서 공연계획

"내가 작곡한 곡인데 코드를 또 잊어버렸네. 그래도 하면 다 되게 돼 있으니 이제 시작합시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건물 지하 연습실에서 키보드 조율을 끝낸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이인권 교수는 전자기타를 든 아주대 미디어학부 신현준 교수와 시선을 교환했다.

이내 시작된 연주는 중앙대 컴퓨터공학과 윤경현 교수와 건국대 인터넷미디어공학부 김지인 교수의 보컬이 어우러지며 차츰 열기를 더해 갔다.

이들은 컴퓨터그래픽스 분야의 국내 석학 7명이 모여 결성한 '나비어스톡스'(Navier-Stokes) 밴드의 멤버들이다.

나비어스톡스는 초음속 항공기나 잠수함, 자동차 주변을 흐르는 공기나 물의 흐름을 시뮬레이션하는데 쓰이는 유체역학의 주요 공식이다.

2005년 결성된 이 밴드는 올해 12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컴퓨터그래픽스 국제회의인 '시그래프(SIGGRAPH)'의 리셉션 공연을 준비 중이다.

올해 시그래프에는 교수와 연구자, 영화·애니메이션 등 업계 관계자 8천여명이 참가하며, 서울에서 열리지만 이 중 60% 이상이 외국인이라 사실상 국제무대 진출이나 마찬가지다.

의상 시뮬레이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건반과 보컬을 맡은 고형석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는 "교수들의 밴드가 공연한다는 아이디어가 그래픽스 분야를 다루는 이번 행사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 이번 일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밴드마스터인 신현준 교수는 1일 "이런 공연은 국내에선 우리가 처음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일"이라며 "반쯤 장난으로 시작한 밴드가 이제는 나름 전문성을 갖추고 세계적 무대에 오르게 돼 나도 놀랍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나비어스톡스는 12월15일 공연까지 10개월간 무대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려고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갈 계획이다.

신 교수는 "열심히 하는 만큼 성과가 나오니 계속 욕심이 생긴다. 올해 말에는 앨범을 내고 아마추어 밴드에서 전문성을 갖춘 정식 밴드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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