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관련 비리로 곤욕을 치르는 서울시교육청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바닥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놓은 2009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울은 중·고의 경우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등 주요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초6이 1.5%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중 7번째로 높았고, 특히 중3(9.0%), 고1(9.3%)은 각각 전국 2위, 1위로 집계됐다.
전국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초6이 대전(0.9%)·강원(0.9%)·충북(0.9%), 중3은 충북(4.7%)·강원(4.8%), 고1은 광주(2.6%)·대전(3.4%) 등이었다.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과목별로도 높게 나타났다.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별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중3이 각각 6.1%, 5.4%, 12.5%, 10.2%, 10.6%로 시도교육청 중 2∼3위로 수준이었고, 고1은 3.7%, 5.1%, 8.3%, 14.2%, 15.2%로 전과목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초6은 각각 2.2%, 1.5%, 1.2%, 1.4%, 1.4%로 중간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평가에서도 강남 등 이른바 '교육특구'와 기타 지역 간의 학력격차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초6 국어는 보통학력 이상자와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강남, 목동(강서), 중계(북부)는 각각 87.2%와 1.2%, 83%와 1.8%, 81.3%와 2.2%였지만, 남부는 76.4%와 2.7%, 동부는 75.7%과 3% 등으로 격차를 보였다.
수학 역시8 강남이 94.8%와 0.6%, 목동은 90.9%와 1.1%였지만, 동부는 85.5%와 1.9%, 중부는 86.4%와 1.7% 수준이었다.
영어도 강남이 95.5%와 0.6%, 목동은 89%와 1.3%인데 비해 동부는 81.6%와 2.5%, 중부는 86.6%와 1.5%로 차이가 났다.
이처럼 서울의 기초미달 비율이 전 과목에 걸쳐 높게 나타나고 지역별 격차도 여전한 데는 그동안 상위권 학생들에 초점이 맞춰진 학력신장 위주의 교육정책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참교육학부모회는 "현재 영재교육 대상 학생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시교육청의 지원비율은 최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상황"이라며 "영재교육 담당 교사와 기초학력 부진학생 담당 교사의 수당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훨씬 더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5개 교과 전체로 본 서울의 전년 대비 학력향상도(기초학력 미달자 증감 비율)가 다른 시도 교육청에 비해 대체로 양호한 편이었다.
초6은 -1.0(%포인트)으로 충북(-1.8)·제주(-1.6)·경남(-1.4) 등에 이어 높은 감소폭을 보였고, 중3은 -3.9로 충북(-5.3)·경기(-4.1)·경남(-4.1) 등에 이어 4위, 고1은 -2.4로 중간 수준이었다.
이는 학력중점학교 운영, 영어 공교육 등 작년 초부터 본격 추진된 각종 공교육 강화 교육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재작년 학업성취도 평가 때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반대 속에 '일제고사' 논란이 불거졌고, 이 여파로 학생 중 백지답안을 내거나 엉터리로 답안을 작성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제대로 된 평가'가 성적 상승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