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10명 중 2명이 휴대전화로 음란물을 직접 제작하거나 타인에게 전송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김은경·이창훈 연구원이 작년 11월2일부터 2주간 전국 중·고등학생 1612명을 설문조사해 작성한 '청소년의 휴대폰을 이용한 음란물 유통 실태 및 원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323명(20%)이 휴대전화로 '섹스팅(Sexting)'을 해봤다고 응답했다.
'섹스팅'은 '섹스(Sex)'와 '텍스팅(texting)'의 합성어로, 청소년이 휴대전화로 성적인 내용의 문자·음성메시지를 보내거나 야한 동영상이나 사진을 제작·유통하는 행위를 말한다.
섹스팅 활동 경험이 있는 학생 중에는 자신이나 친구의 특정 신체부위 노출 사진이나 속옷 사진을 찍어봤다는 답이 21.9%로 가장 많았고, 야한 문자메시지나 이메일 보낸 경험이 있다는 답은 5.2%였다.
자신 또는 친구의 자위나 성행위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봤다는 학생(2.8%)도 있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신의 노출 사진이나 동영상이 다른 학생들 사이에 유포된 뒤 친구와의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왕따'를 당했다는 학생도 있는 등 섹스팅이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섹스팅을 즐기는 이유로 35%는 '재미나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라고 답했으나, '친구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어서'라는 응답도 17.6%나 됐다.
또 '나를 보여주거나 표현하는 방법이니까(11%)', '인터넷에서 유명해지니까(7.1%)', '이성친구를 사귈 수 있어서(4.8%)'라고 답한 학생도 있었다.
섹스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복수응답 허용)에는 '역겨워 보인다(60%)'거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41%)'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으나, '별문제 없다(24.1%)', '용감하다(13.3%)' 등 대답도 있었다.
보고서는 섹스팅을 경험한 청소년 비율이 미국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한 시민단체가 2008년 진행한 인터넷 설문조사에서는 미국 청소년의 59%가 섹스팅을 경험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보고서는 "미국에서는 이미 피해 청소년이 따돌림과 괴롭힘 등을 참지 못하고 자살을 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사회문제로 됐다"며 "섹스팅은 일종의 '아동포르노'라는 사회적인 문제의식과 함께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