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배출된 박사학위 취득자 수가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18일 통계청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1만 322명으로 2008년 9710명보다 612명 증가했다.
박사 학위 취득자는 1985년 1400명이었으나 1990년 2747명으로 5년 만에 배 수준으로 늘었고, 이후 1995년 4429명, 2000년 6558명, 2005년 9029명 등 꾸준히 늘면서 연간 배출되는 박사 숫자가 24년 새 6.4배나 증가했다.
계열별로는 자연계가 4397명으로 전체의 42.6%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인문사회계 2205명, 의학계 1800명이었다. 약학·보건학·교육학·간호학·가정학 등 기타 계열이 1920명이었다.
학교별로는 서울대가 974명으로 9.4%의 비중을 보였고, 연세대(418명), 카이스트(409명), 고려대(405명), 경희대(364명), 한양대(336명), 충남대(306명)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현재까지 박사 학위 취득자는 누계로 14만 7768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대학별로 서울대(1만 9782명), 고려대(8619명), 연세대(8274명), 카이스트(7472명), 경북대(5699명), 한양대(5589명) 순이었다.
이에 따라 인구 1만명당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1985년 0.3명에 불과했으나 1995년 1.0명, 2002년 1.5명, 2007년 2.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작년의 경우 2.1명이었다.
1990년과 비교해 인문사회계는 인구 1만명 당 0.2명에서 0.5명, 의학계는 0.2명에서 0.4명으로 증가한 반면 자연계는 같은 기간 0.3명에서 0.9명으로 늘어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박사학위 취득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박사급 인력에 대한 사회의 요구가 증가한 결과"라며 "최첨단 공학 및 의학 기술의 발전 때문에 공학과 의약계열의 수요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사학위 출신 취업자는 공학계열이 2000년 1262명에서 2009년 1714명, 자연계열이 903명에서 1371명, 의약계열이 1452명에서 1988명으로 각각 증가했다. 경제학, 경영학 등 사회계열 취업자도 699명에서 1630명으로 늘었다.
대학교육이 보편화되고 각 대학이 대학원 연구 역량 강화에 나서면서 대학원 규모 자체가 커진 것도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2000년 1만 3052명이던 각급 대학의 박사 과정 입학정원은 지난해 1만 9847명으로 52.1% 증가했고, 실제 입학자도 1만 1705명에서 1만 8929명으로 61.7% 늘었다.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졸업 후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대신 석사나 박사 등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사례가 빈발하는 것도 '학력 인플레' 현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