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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잔혹한 학교폭력' 중학생 돈 뺏고 개밥 먹여

고교생 9명 적발…빨래·취사도 강요

중학생들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돈을 빼앗는 등 1년가량 괴롭힌 고교생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입건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동네 후배들한테 장기간 가혹행위를 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공갈)로 고등학교 1학년생 박모(17)군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4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군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김모(15)군 등 중학교 2학년생 6명을 수시로 때리고 약 20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김 군 등에게 1년 동안 폭력과 협박을 일삼았으며 "펫(애완동물)이라고 부르며 개 사료를 먹게 했다"고 피해자들이 주장함에 따라 경찰은 이 부분도 조사하고 있다.

김군은 경찰에서 "지난 달 형들이 개밥을 먹으면 집에 일찍 보내주겠다고 해 귀가하려고 개 사료를 먹었다"고 진술했다.

김군의 부모는 "가해학생들이 골목에서 속옷을 벗기고 아들의 성기를 잡아당겼으며, 작년 12월에는 아들을 붙잡아두고 다른 학생에게 치킨집 전단을 돌려야 풀어주겠다며 아르바이트를 강요해 대금을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이모(15)군은 코와 입이 막힌 채 질식했다가 실컷 두들겨맞고서 의식을 되찾은 적이 있으며 다른 학생은 이불을 빨고 라면을 끓이도록 강요받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모(15)군의 어머니는 "가해학생들이 아들을 학교에 가지 못하게 하고 피시방이나 노래방으로 끌고 가 노예처럼 온갖 심부름을 시켰다"고 말했다.

가해학생들은 몇 차례 때리고 돈을 빼앗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개 사료를 먹게 했다는 등의 주장에는 진술이 엇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달 8일 장모(15) 군을 때리고 돈을 빼앗은 현장에 장군의 형과 친구들이 나타나 동생을 데려갈 당시 폭행을 당했다며 풍납지구대에 신고했다가 진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1년여 동안 후배들에게 온갖 잔혹한 행위를 한 사실이 들통났다.

가해학생 중 일부는 경찰 조사를 받는 중에 "당신 애들이나 잘 가르쳐라. 나중에 두고 보자. (흉기로) 찔러버리겠다"고 피해학생의 부모를 협박하기도 했다.

가해학생과 피해학생들은 같은 동네에서 자라 초등·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알고 지내왔다.

경찰은 1차 조사가 끝난 가해학생들을 일단 공갈 혐의로 입건했으며 아직 조사를 하지 않은 학생들도 곧 소환해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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