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교육비리 대책이 교단정서를 무시하고 강행될 경우 현장과의 단절 대책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충분한 여론 수렴을 거쳐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박용조 교총회장 직무 대행을 위시한 간부들은 23일 오후 교총을 방문한 성삼제 교육비리근절및제도개선추진단장과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성삼제 단장은 비리대책 발표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져 설명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며, 추진 로드맵을 교총 관계자들에게 설명하고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용조 직대는 “자존심을 먹고 사는 교원을 비리집단으로 낙인찍으면서 여론을 몰아가는 것은 현장의 심리를 흔들고 힘을 빠지게 하는 것”이라며 “선생님들의 자존심을 키워주면서 접근하라”고 말했다.
또 위로부터의 급격한 교장공모제 확대 방안은 풀뿌리 민주주의 방식이 아니라며, 학교단위의 요구가 있을 때 공모제를 도입하는 자율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경윤 교총사무총장은, 서울시교육청의 교장 공모제 100% 실시 방안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며 선생님들이 전문성 향상보다는 인맥 관리 등 스펙 쌓기에 치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승진을 준비해온 교원들을 충분히 고려해 갈등의 소지를 없애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단장은 교장공모제를 확대하더라도 기득권인 행정상의 신뢰는 지켜질 것이며, 신뢰보호가 제일 걸림돌이라고 밣혔다.
그는 서울시교육청의 교장공모제 100% 확대계획에 대해서는 걱정스럽다며 국회에 계류된 관련법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15%를 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학운위가 교장공모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일반 공모제는 학운위를 거치지 않고 교육감이 위임하는 인사위원회는 괜찮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학운위에 대한)장치 없이 가면 담합하는 사례가 전국에서 몇 백 개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관훈클럽 토론 이후 안병만 장관의 ‘무자격자 교장 확대 발언’ 보도를 교총이 지적하자 성 단장은 발언이 잘못 보도된 것이라고 해명한 뒤, 자격증 강화는 세계적 추세이며 자격증 없는 교장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성 단장은 교총에서 우려하는 점들은 교과부 내부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있으며 입법 과정을 거쳐 정비될 것이라고 답했다
수석교사 확대 방안에 대해 박용조 직대는 “학교 현장의 마이스터 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충분한 연수가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성 단장은 5년 정도 지나면 수석교사가 교감보다 더 존중받도록 하겠다며, 수업을 겸하는 수석교사에게 연구비를 50만 원 정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항원 교육정책연구소장은 교육자의 청렴윤리의식은 국가보다 교원단체의 역할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교총이 추진하는 현장교육지원센터 설립을 지원해 교원의 전문성 향상에 힘쓰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정동섭 학교교육지원본부장은 학교장 재산 등록을 강행하지 말고 교총과 상의해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이외 교총은 에듀파인이 교원에게 잡무로 느껴지지 않도록 운영을 개선하고, 획일적인 지역교육장공모제는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음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