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교원평가결과를 인사 및 성과금과 연계하고 교장공모제를 확대하자는 내용을 6일 대통령에 건의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과부는 회의 직후 이주호 차관 주재로 실국장 회의를 열어 건의 내용을 검토했고, 교총은 같은 날 오후 자문회의의 건의 내용이 학교 현장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으로 규정하고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교과자문회의 건의 내용
교과자문회의는 6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2기 첫 회의에서 교원평가 결과를 교사들의 인사 및 성과금 수준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을 건의했다.
자문회의는 또 외부의 경영 전문가도 교장이 될 수 있도록 교장 공모제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일선학교 교사들이 수업하는 내용을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올해부터 교사들은 연 4회 수업공개가 의무화돼 있다.
수업공개 온라인 공개는 최미숙 학사모 대표의 즉흥 제안으로 이뤄졌으며 이명박 대통령은 “괜찮은 것 같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객관식 문제 풀이 중심의 평가 방식을 개선하고자 국가교육과정 2단계 개편을 통해 교과별 교육내용을 주관식 위주로 개선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대학교육 개선과 관련해서는, 대학의 학부교육을 학생과 기업 등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이와 관련 ▲학부에서 기초 교육교육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학생과 기업의 만족도에 중점을 두는 선진국 수준의 대학평가체제 도입 ▲대학교육협의회 산하에 학부교육선진화위원회 설치 등을 담았다.
이 대통령이 의장인 교육과학자문회의는 지난해 12월 2기 위원들이 선임됐으며 김도연 전 교과부장관이 부의장을 맡고 있다.
◆교과부 설명
이원근 학교자율화추진관은 6일 오후 교과부 기자실을 들러 교과자문회의의 건의 내용에 대한 교과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교원평가 결과를 성과금이나 인사와 연계하는 방안은 법 개정 이후에나 가능한 장기과제라고 밝혔다.
수업내용을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횟수나 시기 등을 정할 수는 없고 1년에 1회 정도 시도교육정보원 홈페이지에 올릴 수 있는 지 검토해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무자격 교장공모제 확대는, 자격증이 없어도 공모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둬야 되지 않느냐는 자문회의의 의제 수준이라고 전했다.
◆교총 논평
한편 교총은 교과자문회의의 건의 내용이 학교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인사행정의 근간을 훼손하는 한건주의식의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연4회 수업공개 의무화가 보여 주기식 수업으로 인한 업무 증가, 실질적 수업준비 부족, 진학지도의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이를 금년 내 온라인으로 공개토록 하는 방안은 자칫 교권 침해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탁상행정이라는 것이다.
또 전문성 신장에만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던 교원평가제를 성급하게 인사와 성과급에 연계할 경우 정책의 신뢰를 저하할 수 있고, 지난 5년간의 시범 운영에 이은 첫 전국적 실시에 대한 현장 수용 가능성을 현저히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범 운영 과정에서 학연 지연 개입으로 많은 문제를 노출시킨 교장공모제를 50% 이상 확대하겠다고 발표해 교원인사제도의 신뢰를 훼손하는 상황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확대하자는 주장은 무분별하고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교장은 학교경영자 이전에 학생 교육을 책임진 교육전문가이며 교육과정 및 장학, 생활지도, 교사의 지도 감독 등 학교 교육활동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교장을 단순히 학교의 대표 정도로 단선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