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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야구학과'를 아시나요?

학문으로서 야구는 어떤 모습일까.

야구만큼 말이 많은 스포츠도 드물다. 매일 열리는 프로야구는 풍부한 얘깃거리를 생산한다.

각종 규칙, 감독의 선수 기용, 작전, 투수와 포수의 볼 배합, 홈런 때린 선수의 갖가지 사연 등등 한 경기가 끝나면 이야기 보따리가 쏟아진다.

종가 미국에서는 다양한 야구 결과에 과학을 덧붙인 시도가 있었고 야구를 학문의 반열에 올려놓은 논문들이 일찍부터 발표됐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팀별 의존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간 선수 이동을 살핀 한 팀의 지난 30년간 조직 안정성' 등 갖가지 주제의 조사 결과가 팬들을 즐겁게 했다. 야구와 물리학을 접목한 '야구의 물리학'이란 책도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도 야구를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대학원 교육과정이 있다.

충남 천안에 자리 잡은 호서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원에는 야구학과가 있다. 야구이론과 실기를 모두 가르치는 곳으로 대학 학부와 대학원에서 '야구학과'라는 이름을 내건 곳은 이곳 뿐이다.

호서대 체육학과 교수로 야구광인 박정근(55) 교수가 2004년 야구학과를 개설했다.

이번 학기에는 프로야구 일선에서 활약 중인 코치와 TV 해설위원, 열혈 마니아를 자부하는 7명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회인 야구팀에서 활약하면서 심판자격증을 이미 딴 대전의 체육선생님, 광주에서 매주 월요일마다 올라오는 40대 열성팬 등이 허구연 MBC 해설위원, 박노준 SBS 해설위원, 박용진 전 한화 2군 감독으로 이뤄진 교수진으로부터 이론과 실기를 배운다.

대학원생들은 5학기에 걸쳐 야구 코칭심리학, 트레이닝론, 코칭론, 야구 기술훈련, 전공 세미나, 전공 인턴십 등 2학점짜리 12개 과목을 듣고 논문을 통과하면 석사학위를 받는다.

'체육학 석사'에 전공은 야구전공이 되는 식이다. 더 세분화하면 코치·심판·트레이닝·마케팅·기록분석·해설·에이전트 전공으로 나뉜다.

호서대 스포츠과학대학원은 3년전 대한야구협회와 산학협동을 맺고 석사 학위를 취득하면 경기 지도자 자격증 2급을 준다. 2급 자격증이 있으면 아마추어팀 감독을 곧바로 맡을 수 있다.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하고 야구학과 개설에 산파 노릇을 한 박 교수는 6일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야구지도자 양성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정작 학위를 제대로 따낸 학생은 없다"며 말을 시작했다.

프로에서 은퇴하고 아마추어 지도자를 희망한 여러 선수들이 '야구학과'를 노크했지만 공부할 시간도 모자랐고 등록금 마련도 어려워 1~2학기만 다닌 채 학업을 접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야구 지도자의 빈자리는 팬들이 메웠다.

선수 출신에게 부족한 이론을 채워주자는 원래 목표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야구를 하지 않았던 일반인에게 체계적으로 실기를 가르쳐 전문 야구인을 육성하자는 쪽으로 교육 방향이 확대됐다. 본격적인 야구 아카데미를 지향한 셈이다.

서울산업대와 우석대에 이어 호서대 대학원 야구학과에서도 겸임교수로 학생들과 만난 박노준 해설위원은 "학생들의 열의가 대단하다. 앞으로 프로야구단 프런트와 야구 전문 기자 등도 이곳에서 양성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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