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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대상자 선발 엄격하게, 상벌 개념 시행 안 돼

▨ 교원연구년제가 성공하려면

최근 교과부는 교원평가 우수교원 120~150여명에 대해 연구년제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단 교원들은 연구년제 실시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교과부가 제시하는 세 가지 연구년제 안에 대해 전문가와 현장 교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 보완점과 우려사항은 무엇인지를 6일 좌담을 통해 들어봤다.



경력교원연구년제 경력-호봉-보수 100% 인정해야
수석교사제 정착에도 도움, 조속한 법제화 실시를

교과부안 ‘교원 서열화, 과도 경쟁 변질될 우려 커’
연구여건 우선 조성, 결과물 적극 공유체제 갖춰야



사회 = 교총과 함께 교원연구년제 입법발의를 위해 준비해온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이 4월초 해당 법안을 입법발의했습니다. 교과부의 연구년제 시범실시 발표와 맞물려 이번 입법발의로 인해 교원연구년제 실시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교원연구년제가 본격 실시될 경우, 학교현장에 가지고 올 변화나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안세근 = 현장의 기대되는 변화는 실효성 있고 현실적 교사개발의 방향이 마련됨으로써 교사개발이 자율적이고 적극적으로 이행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교사들의 수업시수에 교재개발 등의 시간이 포함되지 않는 환경에서 연구년제 도입은 교재개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그 성과는 연구풍토 조성과 더불어 교원의 권리 및 복지 향상 그리고 책무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상훈 = 그렇습니다. 전문성 개발은 물론 지식과 경험 측면에서 재충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 결과가 도출되기 위해서는 교원연구년제 실행 이전에 철저히 검토되고 계획되어져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1년의 교원연구년 기간 중 50%정도를 연수·연구기관에 파견 하도록 해 질 높은 연구 성과물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당 교사가 1년 동안 활동하고 연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보조하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관련 연구주제의 전문가나 대학교수 등과 공동연구 혹은 자료수집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 연수나 충분한 준비 기획이 필요합니다. 각 과목별 혹은 주제별로 수석교사나 연구사 등 지원 연구 인력이 배정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수원 = 전 선생님이 지적하신 데로 수석교사 인력이 배정된다면, 연구년제는 수석교사제 정착에도 뒷받침이 될 것으로 봅니다. 연구년제는 전반적인 교사들의 복지와 연결되어 사기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므로 환영하는 바입니다.

최성희 = 연구년제를 통해 교사를 능동적, 자기주도적 학습자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저는 교원능력개발평가와 연계된 교원연구년제와 그렇지 않은 교원연구년제는 학교 현장에 가져올 변화와 성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교원능력개발평가와 연계된 교원연구년제의 경우 그 파장은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직까지 교원평가를 연구년제에 활용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 최 선생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교과부 안에는 교원평가 연계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재 교과부에서 검토 중인 교원연구년제는 이번에 교원평가 우수교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되는 우수교원연구년제를 비롯 경력교원연구년제, 교원자율연구년제 등 세 가지입니다. 세 연구년제 모두 6개월~1년의 기간 동안 경력과 호봉을 100% 인정하는 것은 공통적입니다만, 우수교원연구년제의 경우 교원평가와 연계되어 있고, 경력교원연구년제 및 교원자율연구년제의 경우 보수 및 연구년경비가 일부 혹은 전혀 지급되지 않는 안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교과부안대로 실시될 경우 어떤 반응이 예상되시는지요.

정수원 = 정부가 교원평가제에 대한 당근책으로 내놓은 것이 교원연구년제라고 봅니다. 전시행정이라는 것은 1000명 정도라는 선발 숫자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최소 3%에게는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교총에서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교원평가의 공정성과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불만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안세근 = 그렇습니다. 교원연구년제가 보상과 벌의 개념으로 시행된다면 시행되기도 전에 교사들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교과부가 검토 중인 세 가지 안들은 교원들을 서열화 하거나 과도한 경쟁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실시 중인 연구년 제도는 학교가 정한 일정 기간과 연구 주제가 뚜렷하면 신청자 대부분이 자격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년제도는 대학보다 높은 경쟁이 예상됩니다. 교원평가 결과뿐만 아니라 근무 년 수, 연구계획서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종합되어 평가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 제도는 대상 교사들을 선발하는데 있어 공정성과 객관성 유지가 실행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전상훈 = 경력교원 연구년제의 경우 경력과 호봉을 100% 인정해야 하고, 보수도 100% 지급돼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제도로서의 기능을 충실하게 담보하지 못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사전에 연구기능과 논문작성에 대한 연수를 체계적으로 실시해 현장 교원의 전문성도 제고하고 경력교원에 대한 커다란 보상으로서의 의미도 지닐 수 있도록 경력교원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년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많은 경험을 통해 축적된 교직의 전문적 지식을 연구년제를 기회로 정리·공유하는 것도 매우 의미 있고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교원자율연구년제는 극소수에게 현재도 기회가 열려있습니다. 휴직과는 차별화된 문호개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율연수 기회의 가능성만을 넓혀도 전문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되리라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대학원 수강이나 외국유학, 연구기관에 파견 등 다양한 경험과 지식의 축적이 가능하도록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성희 = 교원자율연구년제의 경우, 일반 회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제도는 마련되어 있으나 실제 이용하기는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실현 가능한, 교육현장을 반영한 제도가 실시될 수 있을런 지 걱정이 앞섭니다. 법제화는 그런 의미에서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 자, 그럼 교원의 전문성 향상과 사기진작이라는 교원연구년제의 본 취지를 살리기 위한 합리적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전상훈 = 우수교원연구년제와 경력교원연구년제의 경우 경력과 호봉을 100% 인정해야 하고, 보수도 100% 지급되어야 합니다. 대신에 연구결과물이 일정 수준 이상의 질적 우수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사전에 선발과정에서 주의를 기울이고, 사전 연수나 지원을 통해 면밀한 도움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교원 연수년의 전 과정에서 전문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행정적 지원을 받아야 하며, 교원 연수년을 마친 후에도 연구 결과 논문과 연구실행 교사를 현장에서 적극 공유하고 활용하는 체계적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수원 = 교원연구년제 대상자 선발은 합리적이고 엄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교원연구년제는 교원 생애발전의 장기적 설계이므로 대상자 선발은 적어도 시행 1년 전에 이루어져야합니다. 교원연구년제 수행자의 연구기간 수행성과를 합리적이고 엄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필요합니다.

최성희 = 저는 경력교원연구제도를 시행할 때 연구계획서를 5배수 정도 받는 것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들을 전문 기관에서 심사해 뽑으면 현장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제된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안세근 = 교직의 생애주기와 복지가 고려되어야 합니다. 교사들이 입직해 성장 발전기라 할 수 있는 10~15년의 단계는 교사가 자신의 수업기술과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열정을 쏟는 시기이며, 이 시기의 교사들은 새로운 교재, 방법, 전략들을 탐색해 내야 합니다. 교직생활을 오래하다 보면 마음과 몸이 지쳐 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연구년제는 전문성 향상과 복지 차원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연구 결과물 평가를 대학과 같이 엄정한 기준을 마련해 실시 할 필요도 있다고 봅니다.

사회 =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원연구년제 외에 어떤 정책이나 지원이 필요할까요.

최성희 = 한 교사에 대한 학습 및 연수, 연구 이력과 역량이 평가·누가 기록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개발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맞춤형 연수에 대한 요구를 파악하고 연수 풀을 마련하는 것도 전문성 신장에 도움 되리라 생각합니다.

정수원 = 앞서 말씀드린 바처럼 교원연수-연구이수 학점제의 보수-승진 반영 합리화가 필요합니다. 교원연수-연구이수 학점제의 성과를 수석교사제 선발자격과 연계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또 수석교사제의 확대 및 정착지원, 수석교사의 근무여건 개선 및 합리화, 수업의 질적 개선 및 교원 전문성 확보(업무경감)를 위한 보조교사제 도입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전상훈 =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연수는 학교 현장의 필요에 부합되는 것이어야 하고, 실질적 자료와 정보를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교과부 차원의 체계적 연수 프로그램 마련이 있어야 하고, 이를 지원하는 전문적 연수 전문가와 연구자들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연수프로그램의 강사는 수석교사나 교과교육연구회 등에서 활동하는 교육전문가들이 담당하도록 해 기존에 축적된 지식들이 많은 교사들에게 공유되고 더욱 발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교과부 차원의 체계적 연수 프로그램은 Danielson(2007)의 교수활동 분석틀(framework for teaching)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세근 = 지금 현장에는 인사·승진과 관련된 연수가 아닌 전문화된 연수를 할 수 있는 기관이 거의 없습니다. 전문화된 연수기관과 교육청의 교수학습지원센터화가 조속히 필요합니다. 그리고 교사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교과부의 세 가지 안을 교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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