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에서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무상급식 문제에 대한 제주도 교육감 선거 출마 후보들의 태도다.
16일 제주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주도 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3명. 이들은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해야 한다는데는 의견일치를 보였다. 그러나 구체적 시행대상과 방법에서는 각자의 처지에 따라 입장을 달리했다.
3선에 도전하는 현 제주도교육감인 양성언(68) 후보는 단계적, 점진적 시행을 선호했다. 올해부터 제주도 내 모든 읍면지역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전면 무상급식을 하고 있는데다, 도내 모든 학교에서 100% 친환경 직영급식이 이뤄진 만큼, 급한 불은 껐다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지역과 학교급별을 고려해 조금씩 대상을 넓혀가는 방식으로 2015년까지 모든 학교에서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양창식(57) 후보는 무상급식은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인 만큼 속도를 더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예산과 법적 절차, 협력기구 설치가 끝나면 당장 2011년부터 초·중학교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고, 임기 내 초·중·고교에 단계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겠다고 공언했다.
부태림(63) 후보도 비슷하다. 2011년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급식비 지원 대상자 가운데 학기 중 토·공휴일 결석 우려가 있는 학생에 대해 우선 전면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2012년에는 제주도 내 공사립 유치원과 고등학교 단위까지 범위를 넓혀 임기 내에 단계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공립 '제주국제학교'(가칭) 운영 문제를 두고서도 후보 간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 학교는 제주 영어교육도시에 지어진다. 기존 공립학교와는 달리 수업료만 1700만~1800만원에 달할뿐더러 기숙사비도 수익자 부담이다. 영어전문학원 ㈜와이비엠시사가 이 학교를 위탁 운영한다. 부 후보는 한해 총 교육비용이 4천만원대에 이르는 등 영어교육도시의 혜택은 도민에게는 먼 이웃나라 얘기일 수밖에 없다며 공립 국제학교 명성에 걸맞게 사회적 형평성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장학금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저소득층 학생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그는 다짐했다.
양창식 후보도 국제학교 운영 수익금을 제주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며, 학비를 낮추고 지역 학생의 입학비율을 높이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를 유치한 양성언 후보는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그는 제주국제학교의 수업료는 국내외 외국인 학교나 국제학교보다 저렴한 수준이라며 그동안 의견을 들어본 비용과 교육환경 면에서 어린 자녀를 외국에 보내고 싶어하는 학부모의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