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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 우리 아이 학교 교장을 공개적으로 뽑아보자는 취지의 교장 공모제가 올해 처음 전국에 확대 시행됐지만 예비 교장 후보군은 사실상 `눈치작전'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강남, 목동, 중계동 등으로 대표되는 서울지역 교육특구의 교장 자리를 놓고 우려했던 과열 경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19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 교육청이 공모대상 434개 초ㆍ중ㆍ고교 교장 공모 신청을 마감한 결과 1천818명이 원서를 내 평균 경쟁률은 4.2대 1로 나왔다.
당초 교과부는 올해 교장연수 대상자를 대폭 늘여 교장 공모제 인력풀을 10대 1 수준까지 늘리겠다고 했지만 일선에서는 교장 자격 요건을 갖춘 지원자들이 원서를 들고 머뭇거린 양상이 됐다.
교장 자격증 취득자는 3천명이 넘지만 실제 원서를 낸 후보자는 절반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는 "지원율이 낮은 이유는 교장 공모제를 50% 이상으로 확대한 이후 첫 공모라서 어느 정도 관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년 잔여기간을 고려해 교장 임용을 희망하는 현상도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교과부는 원서를 내지 않은 교사들이 대부분 교감 1~3년차 경력자인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지역 교장 공모 현황을 보면 방배초 등 강남 5개 초등교 교장직에 31명이 지원했지만 경쟁률(6.2대 1)은 서울지역 평균(5.1대 1)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강동과 양천(목동) 지역도 학교당 3~5명으로 지원자가 크게 몰리지 않았다.
오히려 동부 전농중(11대1), 서울 북부 청계초(10대1) 등 교육특구와는 거리가 먼 강북 일부 지역에서 국지적인 과열경쟁 양상이 일어났다. 서울 북부지역인 청계초, 도봉초 등 4개 초등학교에 33명이 원서를 내 평균 8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대목도 눈에 띈다.
서울지역 교장 공모 대상학교가 74개교(자율형공립고 2곳 제외)에 달했지만 초등학교에 비해 중ㆍ고등학교 숫자가 적어 입시, 진학률, 사교육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판단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관계자는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경쟁률이 높다고 본다. 꼭 지원해야 할 분은 했다는 느낌"이라며 "하지만 내년 3월1일자 임용 예정인 2차 공모제 교장직을 기다리면서 지원 추이를 지켜본 선생님들도 상당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18만명 이상이 교장 공모제에 반대한다는 서명을 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교장총연합회 등의 반발도 일선 교장 후보들의 발걸음을 머뭇거리게 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