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선거'란 지적을 받은 6월 교육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후보들이 당국의 선거홍보 부실 등을 비판하며 공동대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등 후유증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지역 제3선거구 교육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떨어진 정영택(66) 전 영훈고 교장은 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부와 선거관리위원회는 교육이 백년지대계라고만 떠들었지 정작 선거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전 교장은 "선거운동도 하지 않고 요행수나 바라는 사람이 교육의원에 대거 당선된 사태에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 등은 할 일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제6선거구에서 출마한 양인자 전 시흥중 교장도 "8개 선거구에서 당선된 8명 중 5명이 1번을 뽑은 후보였다. 유권자들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작정 1번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제8선거구에서 나왔던 최재규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이사도 "선거가 장난처럼 진행됐다. 선거를 관리하고 책임지는 국가가 선거홍보를 적극적으로 해줬다면 이렇게까지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실제로 이번 교육의원 선거는 전국 16개 시도 교육의원 당선자 82명 중 94%(77명)가 투표용지 게재순위 추첨에서 1~2번을 뽑은 후보였다는 집계가 나와 '로또선거'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 전 교장은 양 전 교장, 최 전 이사 등 선거에서 떨어진 다른 후보 10여 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교육의원 선거의 문제점을 국민에게 알리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서울시선거관리위원들이 지난 4일 열린 당선증 교부식에서 이번 선거결과를 놓고 자화자찬식 평가를 주고받아 한 당선자로부터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모 당선자는 "교부식 직전 선관위원들끼리 모여 '(교육감 선거가) 로또선거가 될 거라던 우려는 결국 기우로 끝났다' '(공보물 배달사고에 대해) 100억장을 찍었는데…' 등의 말을 주고받더라. 참 기가 막혔다"며 쓴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