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여덟살 여아를 초등학교에서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초등학교에서 아동 안전망을 일제 점검한다.
경찰청은 14일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시민단체 등과 함께 오늘부터 이달 말까지 전국 초등학교 5858곳과 주변 통학로에서 일제 방범진단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학교 담장허물기 사업과 수위실 철거 등으로 방범 시스템이 부족해 우범자의 학교 출입이 용이해져 교내 학생들이 성폭력 등 범죄에 노출돼 있다며 일제 진단 추진 배경을 설명했으나 '김수철 사건'이 나온 뒤에야 안전망 구축에 나선 것을 두고 '뒷북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교내에서는 옥상 등 인적이 드문 장소를 중심으로 방범 취약 요소를 찾아내고, CCTV 설치 현황, 배움터지킴이나 경비원 운용 실태, 방과후 안전관리 현황, 경찰-학교 비상연락체계 구축 현황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학교 주변에서는 반경 500m 안의 재개발(예정) 지역과 놀이터, 공원 등에서 유해환경이 있는지를 점검하고, 아동안전지킴이집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경찰은 일선 경찰서에 구성된 지역치안협의회에 '아동안전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이번 일제 진단에서 발견된 미비점을 적극적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또 초등학교마다 안전망을 수시로 점검할 수 있는 방범진단카드를 만들어 지구대나 파출소에 비치하고 순찰이나 수사 활동에 활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찰은 17일까지 나흘간 전국 경찰관서 형사 기능의 성폭력 우범자 관리 실태와 실종사건 전담수사팀 운영 현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허점이 발견되면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