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14일 치러진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에 미응시한 학생의 출결(出缺) 처리를 놓고 전북지역 일선 학교가 혼란에 빠져들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미응시생을 무단 결과(缺課) 처리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며 연일 일선 학교를 압박하고 있지만, 애초 출석 처리 방침을 밝혔던 전북도교육청은 한 발 빼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면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20일 전북교육청에 따르면 교과부가 지난 16일 오후 공문을 보내 일제고사에 미응시한 학생에 대한 출결 처리 결과를 28일까지 보고하도록 일선 학교에 지시했다.
교과부는 공문에서 '시험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에 대한 관리 안내 등에 대한 지침을 전달한 바 있다'며 미응시 학생의 처리 결과를 자세히 보고하도록 했다.
일선 학교는 이 공문에 따른 보고 내용이 일선 학교장을 비롯한 교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교과부가 "평가를 회피할 목적의 대체 프로그램 시행은 법 위반으로, 이를 운영한 교원 등은 징계하겠다"고 밝히고 "등교 후 미응시자는 결과 처리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북교육청은 "학생의 출결 처리는 학교장의 권한사항"이라는 기존 입장만 재확인한 채 별도의 지침을 전달하지 않고 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교장 권한을 놓고 처리 방향에 대한 지침을 내려 보내는 것 자체가 부당한 것"이라면서 "교과부 공문이 왔지만 결국 관련 규정에 따라 학교장이 판단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서는 이를 두고 "대체학습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하고 대체학습 참여자는 출석 처리하라면서 교과부와 연일 대립각을 보였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전주시내 A중학교 교장은 "교육자적 양심에 비춰보면 대체학습 참여학생은 당연히 출석으로 처리해야 하나, 행정적 측면에서는 교과부 공문에 맞춰 무단 결과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결국 중간에서 교원과 학생만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각급 학교에서는 교육청의 뚜렷한 지침이 추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대체 프로그램 참여 학생에 대한 처리가 제각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교장은 "교과부 지시에 따라 무단 결과로 처리한 곳도 있고 교육청 입장에 따라 출석으로 처리한 곳도 있으며, 어떤 학교는 처리 방향 자체를 결정하지 못해 보류해둔 것으로 안다"며 "양측이 통일된 입장을 정하지 않는 한 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