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3일 학업성취도 평가 때 발생한 서울 영등포고 집단 시험거부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 학교 교장과 교감, 담임교사 등 3명을 경징계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시교육청이 이날 발표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 60여 명이 집단으로 시험에 미응시하는 사태가 빚어진 영등포고에서는 당시 교장과 교감이 교육청 등 상급기관 공문을 신속하게 교직원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등 대처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시험을 보지 않겠다고 하는 학생들에게 시험을 보도록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았을뿐 아니라 미응시 학생들을 응시 학생으로 파악해 상급기관에 보고한 책임도 인정된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담임교사도 학생들에게 평가에 응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하지 않았고 '학급생 전체가 응시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교장 승인 없이 작성해 감독교사 등에게 전달함으로써 평가를 원활히 진행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는 행위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교사가 학생들에게 시험 거부를 유도하는 행위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교장, 교감, 담임교사 등 3명에 대해 경징계를 요구하기로 했으며, 특이상황 보고 등 업무를 철저히 하지 못한 책임이 있는 학년부장과 감독교사 3명에 대해서도 '적절한 처분'(주의·경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담임교사, 교장, 교감의 행위는 부분적으로 중징계도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지만, 이번 사태에는 교육청과 교육과학기술부의 책임도 일부 있다"며 "중징계보다는 경징계가 합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시 교과부의 모 국장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대체학습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밝혔다가 뒤늦게 해당 발언을 취소한 바 있으며 시교육청도 대체학습 마련을 지시하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내려 보냈다가 역시 뒤늦게 이를 번복해 혼선을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지난 14일 둘째날 시험에서 32명이 평가를 거부한 대영중을 감사한 결과 "학교에서 평가 거부 의사를 표시한 학생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등 원활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대처했다"면서 학교에 '기관경고' 조치만 내리고 교사 4명도 학교가 자체 조치토록 할 방침이라고 시교육청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