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형사11부(유상재 부장판사)는 27일 시국선언 교사의 징계를 유보한 혐의(직무유기)로 불구속기소된 김상곤(60) 경기도교육감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따라 김 교육감은 직무를 유지하게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시국선언의 법적 성격과 징계사유 해당 여부에 관해 사회적 논란과 의견이 분분했기에 피고인이 신속한 징계보다는 사법부의 최종판단을 기다리자는 신중한 결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교원징계령의 상당한 이유 또는 직무유기죄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교육기관의 장은 검찰의 범죄처분결과통보서를 받더라도 충분한 조사를 거쳐 징계의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를 판단할 재량권이 있다"며 "이는 공무원의 신분상 불이익과 생존권을 감안한 것으로 경기교육청과 인천교육청 사실조회 결과 폭행과 도주차량 등 범죄처분에 대해 상당수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시국선언에 대해 "학습현장에서 이뤄진 것이 아닌 관계로 학습권 침해가 아니고 직무와 관련한 위법성도 경미해 보인다"며 "평화적으로 이뤄지고 반사회적인 것도 아니었기에 각급법원은 유죄판결을 하면서도 벌금형이나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고 했다.
김 교육감은 판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헌법적 양심에 따라 독립적이고 명쾌한 판결을 내린 재판부의 용기에 존경을 표한다"며 "오늘 판결로 교과부의 고발과 검찰 기소는 처음부터 무리한 법 적용이었고 법 집행 과잉이었다는 점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또 "공직자에게 헌법적, 민주주의적 가치와 교육자치의 정신을 충실히 이행하고 존중하라는 재판부 판단이 담겼다고 본다"며 "교육자치 시대에 가져야 할 자치단체장의 징계권한의 재량권 문제에 대해 법을 자의적이고 독단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해 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준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육감은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경기지부 집행부 14명에 대한 검찰의 기소 처분을 통보받고도 1개월 안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은 혐의로 지난 3월 5일 불구속 기소돼 징역 10월이 구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