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교육과정 도입 시행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교육계의 찬반 시비가 위험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쟁점의 핵심은 고교의 학생 선택중심 및 수준별 교육과정. 내년부터 2004년까지 연차적으로 도입되는 고교 교육과정에 대 한 일부 교사들의 집단 반발이 지역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는 지난 15, 16 양일간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교육부, 평가 원, 교직단체, 학부모단체 전문교수 대표 등 3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난상토론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날 7차 교육과정의 철폐나 수정고시를 주장하는 전교 조 대표들이 참석치 않아 다소 맥빠진 회의가 되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7차 교육과정의 기본취지는 동의하나 구체 적 실천방안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대통령령에 의해 설치되는 `교육과정심의회' 를 상설기구화해 교원확보나 시설 등 교육여건을 지속적으로 개 선하고 `교수학습자료지원센터'를 운영하자는 의견을 교육부에 건의했다. 다음은 이날 논의된 주요내용이다. 이상갑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7차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 영하겠다는 정부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실장은 "미리 길을 완 벽하게 닦아 놓고 갈 수 없기 때문에 만들어 가는 교육과정을 운 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실장은 토론회에 앞서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대로 운 영해 보지도 않고 유보하거나 수정고시할 경우 큰 혼란을 겪게될 것"이라며 교육부의 `마지노선'을 제시한 바 있다. 조흥순 교총 정책연구부장은 `탄력적'의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조부장은 "7차 교육과정의 큰 틀은 좋으나 지나치 게 이상적"이라면서 수준별 교육과정과 선택중심 교육과정에 대 한 일선교원들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근본적인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손경순 한교조 부위원장도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에 대한 회의 를 표시하고 현실 여건이 고려되지 않은 7차 교육과정은 방법면 에서 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세용 학부모연대 부회장은 학부모입장에서 선택형 교 육과정을 찬성한다고 말했다. 전교조의 반대주장과 교사들의 집 단행동에도 불구하고 일선고교의 대부분 교사들은 내용을 잘 모 르고 있고 고민도 크게 하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덕교사(면목고), 최광철교사(대영고) 등 고교 현직교사들은 `그냥 닥치면 한다'는 것이 대부분 교사들의 반응이라고 분석했 다. 유교사는 "교원단체가 반대하는 것은 교사들의 신분불안에 따 른 것으로 학생 입장에서 보면 답답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지희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7차 교육과정의 폐지나 수정고 시를 주장하는 전교조측이 이 모임에 참석해 밀도있는 논의를 했 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교원의 신분불안에 대해 이경환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과장은 "신분불안은 절대 없을 것이며 수준높은 부전공 연수를 확대할 것"이라는 교육부의 종래 입장을 거듭 설명했다. 김재춘 영남대 교수는 7차 교육과정 3대 쟁점의 하나인 수능시 험제 운영과 관련, `교육과정의 성공적 운영의 관건은 수능제도 와 학교현장에서의 학생 선택권 확대'라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특히 IMF사태가 터지기 전에 마련된 7차 교육과정이 현실성이 없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반론을 제기 했다. 김교수는 IMF 이전에 고시된 안과 현재의 확정안은 많이 수정된 안 이라고 설명했다. 조난심 평가원 본부장은 일선교육계의 반대 여론중 상당수가 부풀려져 있거나 잘못 알려져 있다면서 실례로 고교 선택과목 79 개를 실시할려면 70%의 교사가 충원돼야 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 르며 `만들어가는 교육과정'이란 미완성이란 뜻이 아니라 교육청 이나 단위학교, 교사 수준에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 다. 황인표 교총 연구위원(보성고 교사)는 "교육과정 적용시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취지가 좋고 반드시 실시되어야 한다면 준비기 간을 거쳐 천천히 시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택중심 교육과정에 대해 대부분 참석자들은 교육본질적 측면 에서 바람직하나 현실여건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는데 의견일치를 보였다. 특히 학부모·시민단체 대표들은 전교조의 반대논리가 상호 모 순되며 근거 제시가 약하다고 주장했다. 수준별 교육과정 편성운영에 대해서 교육과정 전문가들은 학생 의 개인차를 고려한 것으로 공교육 내실화의 핵심이란 점을 주장 한 반면, 학부모·시민단체 대표들은 너무 복잡하며 열등학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초등영어, 재량활동, 기술·가정과 적용 등 쟁점사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었다. /박남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