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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교섭 합의사항과 추진 전망


"이젠 실천 촉구다"


추가예산 과제 대부분 관계부처 이견 극복해야
실현 방안 구체화 안건 많아 이행 가능성 높아

교총과 교육부가 올 상반기 교섭을 통해 합의한 27개 사항과 추진 전망을 유형별로 살펴본다.
양측은 우선 내년도 처우 개선 관련 사항으로 ▲교원 자녀 대학생 1인에 한해 국·공립대학 평균 1학기 등록금(134만 6000원)의
50%수준으로 대학학비보조수당을 신설해 매 학기(년 2회) 마다 지급키로 했다.
이 합의사항은 내년도 교육부 예산안에 반영돼 있어 실현 전망이 밝다. 그러나 교육부 예산안에 반영됐더라도 정부 예산안에서 삭제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현재로선 장담할 수 없다. 재작년의 경우만 해도 보직교사 수당 인상분이 교육부 예산안에 반영됐으나 정부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삭제돼
교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아무튼 이 합의사항이 정부와 국회의 예산 심의를 통과하면 내년에만 대학생 자녀를 둔 5만 4400여명의 교원이
연간 140여 만원의 등록금 지원을 받게 된다. 그 동안 교총은 교원들 부채의 주요 원인인 자녀학자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대중 대통령,
이한동 국무총리, 각 정당 총재와 대표를 만나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었다.
또 양측은 ▲현 월 8만원인 학급담당수당을 10만원으로 ▲월 5만원인 보직교사수당을 월 7만원으로 인상키로 했으며 ▲기말수당과 정근수당가산금을
기본급에 통합해 기본급의 비율을 높여 실질적인 보수인상 효과를 기하고 ▲교원의 직무연수 경비와 자율연수비를 시·도교육청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적극 지원키로 했다.
이들 합의사항 역시 예산 관련 사항으로 단순한 법제 사항과 달리 이행이 만만치 않다. 우선 관련 부처의 이견을 해소해야 하고 국회의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특히 정부는 내년도 공무원 처우 개선 방향으로 기본급의 인상을 추진하되 제수당 신설·인상은 억제한다는 방침이어서 교직의 특수성과
교원사기 진작을 강조하는 교육부와 중앙인사위원회간 논란이 예상된다. 교원의 신분과 관련 ▲그 동안 자의적으로 남발되어 온 교수 재임용 거부 등에
대한 구제절차를 최초로 도입키로 하는 등 대학교원들의 신분안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키로 했으며,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과
관련 우선적으로 ▲사학교원의 직권면직 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등 신분보장을 강화키로 했다.
교수 재임용 거부 등에 대한 구제절차는 교수계약제 시행 방안과 맞물려 있으며 사학교원 신분보장 강화 문제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놓고 여·야당의
대립이 격화돼 있는 상황이라 연내 처리가 불투명하다.
교총과 교육부는 또한 전문성 신장 관련 사항으로 교직발전종합방안의 핵심과제였으나 최종 확정되지 않고 있는 수석교사제의 도입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수석교사제의 경우 이번이 지난 93년이래 4번째 합의로 최다빈도 합의사항이 됐다. 결국 수석교사제에 관한 한 교육부와 교총은 분명한 실천
의지를 갖고 있음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그런데 걸림돌은 교직사회 내부에 있다. 논리적으로 결함이 많은 교장선출보직제를 고집하는 전교조가
수석교사제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교원들 사이에 수석교사제가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공감대가 폭 넓게 형성되는 시점에서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교섭 합의사항 중 연수성적 평정 방법을 개선해 직무연수 3개중 성적평정은 1개만 반영키로 한 것과 교원 자율연수비를 지급키로 한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연수성적 관련 교원 승진 규정 개정 작업은 하반기에 이루어져 올 연말 평정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교원 자율연수비는 시·도에
따라 다양한 지급 방식이 예상되는데 이미 일부 시·도교육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대로 교원들이 일정액 범위 내에서 필요한 연수를 받은 후 사후
정산을 받는 방식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와 함께 근무조건 개선을 위해 ▲주당 수업시수의 법제화 및 초과수업수당 지급 ▲초등학교 2부제 수업 해소 ▲일·숙직제 폐지 ▲교무실과
행정실간의 업무 조정 ▲공익근무요원의 학교 배치 확대 등을 합의했다. 이 가운데 초과수업수당 지급문제는 최근 몇 년간 교섭의 단골메뉴였고
합의사항이었으나 이행이 안되고 지지부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교육부가 내년도 교육예산에 시간당 5천원으로 주당 평균 4.5시간분 총
1080억원의 예산을 관련부처에 요구해 놓고 있어 그 어느 때 보다 이행 전망이 밝다.
이밖에 양측은 ▲현재 30∼50%만 인정되고 있는 교직임용전 산업체 근무경력을 80%수준으로 확대 인정하고 ▲교원의 정기전보 인사를 조기에
발표해 거주지 이전에 따른 불편과 고충을 해소키로 했다. 또 ▲유아교육법 제정 ▲과대규모 학교 분리 ▲학교안전공제 제도 개선 ▲교원의 주택마련
지원 ▲학교단위 탄력적 근무시간제 운영 ▲학교사택 현대화 등을 합의했다.
교직임용전 산업체 근무경력 확대 인정은 99년에도 합의한 바 있으나 이제껏 이행이 안돼 해당 교원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그러나 이번 교섭과정에서
교육부는 경력 인정을 구체화해 `80% 수준'으로 제시하는 등 실천 의지를 보였다.
그 동안 교총과 교육부는 교원지위향상을위한특별법에 의거 92년이래 매년 2회 총16회에 걸쳐 교섭하여 우수교원확보법, 수석교사제 신설 등 총
182건을 합의했으며 이행률은 50% 정도다. 현재까지 교직수당의 연차적 인상, 학급담당교사 수당 신설, 교육환경개선특별회계법 제정,
대학교원연구보조비 인상, 초등교과전담교사 신설·확대 등 많은 교육현안이 실현됐고 상당수 과제가 추진 중에 있다.
현행법상 교총을 비롯한 교원단체와 교육부의 교섭 합의서는 `법적 구속력'이 사기업체 단체협약에 비해 미흡하고 `성실이행 ' 의미가 강하다.
때문에 교원의 권익 향상을 위한 합의 도출 못지 않게 실천을 촉구하는 활동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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