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학교에 지원금을 주는 조건으로 김일성·김정일 초상화 철거 요구…삭감되면 학교 존속 위기”
일본에는 민단계 한국학교와 조총련계 조선학교가 있다. 한국학교는 한국정부와 일본정부의 정식인가를 받은 정규학교로 일본정부와 한국정부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조선학교는 아직 일본정부로부터 정규학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정부로부터 아주 적은 지원금을 받고 있다.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관서지역에는 조선학교가 많다. 최근 조선학교를 둘러싼 일본정부의 지원금 때문에 일본정부와 조선학교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비록 적은 액수지만 계속적으로 조선학교를 지원해 왔던 오사카후는 고교 수업료 무상화 정책을 둘러싸고 일본내각이 조선학교를 수업료 무상화 대상에 포함시킬까, 제외할까 의견이 분분할 때 오사카후 하시모토지사가 불법국가(북한을 지칭)와 관계가 있으면 지원할 수 없다고 표명해 버렸다.
조선학교에 지원금을 주는 조건으로 첫째, 김일성․김정일의 초상을 철거할 것 둘째, 일본교육과정을 준수하는 교육내용 셋째, 조총련과의 관계 단절이라는 요구를 했다. 일본 국공립 고등학교 재학생 보호자의 연수익이 350만엔 이하면 올해는 고교생의 수업료를 면제시키고 내년부터는 사립학교도 보호자 연소득이 610만에 이하면 수업료를 무상화 하려는 정책을 하시모토지사가 발표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조선학교는 제외되어 있다. 조선학교는 위에서 열거한 조건이 충족되면 무상화 대상학교로 인정하려고 한다. “교육내용은 오사카후의 지침을 수용하여 지도요령에 준해서 교육을 하고 있고, 조총련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조선학교 이사회에 조총련 관계자가 없다”고 하여 두 가지 문제는 거의 해결되었다고 조선학교 관계자는 항변한다.
하지만 초상화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문제점으로 남아 있다. 조선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각 교실의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는 전후 가난한 생활을 강요당했던 재일교포 1세들이 교육을 위해 송금해 주었던 북한에 감사의 표시로 걸어 두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초상화에는 제일교포 1세들의 정신이 담겨 있다. 유교사회에서는 윗사람이 한 것을 아래 사람이 하지 않는다는 생각만으로도 무서움이 든다”고 입장을 내세우고 있고 오사카후 하시모토 지사는 “특정의 권력자에게 치우친 잘못된 판단에서 초상화를 걸어두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양쪽이 대립하고 있다.
또 “보호자가 기대하는 것은 역사와 문화에서 조선계 주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배우는 민족교육이다. 오사카지방정부의 전문가 회의에서도 조선어 습득 등을 예로 들면서 글로벌시대에 인재육성이 기대된다고 평가하고 있는데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보호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오사카후 지사도 “민족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국민감정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민들의 의견을 참고해야 한다”면서 조선학교 지원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조선학교에 대한 오사카후의 보조금이 학교 운영비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자금으로, 삭감되면 학교가 존속의 위기에 직면한다. 一橋大學 田中宏 명예교수(일본아시아관계사)는 “교육의 국제화가 진행되면 반드시 발생하는 문제다. 북조선의 정치적 문제를 재일의 아이들과 연관시켜 심리적 영향을 주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