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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서울사대-경인교대 통합설 진상은…

‘위기감’ 교·사대들 다양한 활로 모색

서울대 사범대학이 경인교대를 인수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 이후 해묵은 교·사대 통합론이 새삼 쟁점이 되고 있다.

한 신문은 7일 서울사대가 초등교육을 담당하는 경인교대를 인수 합병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합병이 성사될 경우 서울대는 초등교육의 중심센터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내년 서울대가 법인화 될 경우 단과대별 재정적 독립이 필요한 상황에서 경인교대의 넓은 캠퍼스를 개발해 수익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보도 이후 ▲두 대학 간의 인수합병설 진위 ▲서울사대와의 통합 대상이 서울교대가 아닌 경인교대라는 점 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인교대 “서울대도 아니고 사대가 인수라니…”
먼저 여러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초등과 중등교원 양성기관인 두 대학간에 연구와 교육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 등을 두고 두서너번 만나 협의 하는 과정에서 통합 방안이 거론됐지만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로 보인다.

인수라는 용어에 대해서는 서울사대나 경인교대 모두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어느 쪽이 주체가 돼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입장이 달랐다.

경인교대는 대학 발전 방안을 두고 ▲경인교대 독자 생존 방안 ▲대학간 합병 연합을 통한 방안 등 여러 가지 카드를 검토하는 단계에 불과하며 아직 어떠한 내부 방침도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정동권 경인교대 총장은 대학간 합병 연합을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그동안 거론됐던 국립한경대, 한국재활복지대, 한국철도대 등과 경기도 거점국립종합대학으로 발전시키는 방안, 서울대사대와 통합하는 방안, 수도권 교대가 연합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지만 어느 쪽이 유력하다고 밝힐 수 있는 단계도 아니라고 말했다.

특히 서울대도 아닌 일개 단과대가 경인교대를 인수 합병한다는 표현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 총장은 “경인교대 통합에 관한 보도는 한두 번이 아니라 덤덤했지만,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전화가 쇄도하고 특히 단과대가 교대 정도는 집어 삼킬 수 있다는 식이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인교대는 2월 연례적인 교수 세미나에서 발전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수준은 아니었고, 향후 다양한 구성원들로 추진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2년 전에는 서울교대 통합론
서울교대가 아닌 경인교대가 서울사대 통합 대상으로 거론된다는 점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부분이다.

우선 내년부터 시작되는 서울대법인화 과정에서 서울대사범대의 입장이 어려운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

낮은 교원 임용률로 인한 대학 전체 취업률 저하, 졸업 동문들의 미미한 대학 발전 기여도 등으로 사범대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수익창출 모델을 제시하라는 대학본부의 요구에 따라 경인교대 캠퍼스를 활용해 수익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셈법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2년 전에는 서울대가 서울교대를 통합한다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국무회의에까지 보고되는 헤프닝도 있었다.

송광용 서울교대 총장은, 당시 서울대 모 학장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서울교대 어떤 사람이 통합에 합의했느냐?”며 강하게 따진 적이 있다고 밝혔다. 송 총장은 통합하려면 서울대사대가 나와서 서울교대랑 통합하자고 역제의했고, 그 이후부터 통합론은 잦아들었다고 밝혔다.

송 총장은 서울교대 법인화 방안을 연구 중에 있으며 이르면 상반기 중에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동권 총장과 경합한 이 모 총장 후보가 서울대사대와의 통합을 공약으로 들고 나온 적도 있다. 서울대사대측은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권역별 교대 통합·교원종합대 방안 제안
교과부는 두 대학간의 통합에 대해서는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관련 부서인 교원정책과와 국립대학 제도과는 교원양성기관 평가 등을 통한 정원 조정과 대학 간의 자율적인 통합은 지원하지만, 강제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박남기 교대총장협의회장(광주교대 총장)은 공주교대, 공주대, 충남대가 통합돼 세종시로 들어갈 것이라는 보도도 있어 교대총장협의회서 두 사안에 대한 경과보고를 듣고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장은 사범대학이 원한다면 교대에 들어와 유치원, 초중등, 대학교수까지 양성하는 특화된 교원종합대 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현재 고등교육법상으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경우라도 중등교원양성시스템 정리가 선행돼야 하며, 그 방안으로 교원전문대학원제도 병행을 제안했다.

박 총장은 3, 5년 전 교대총장협의회는 전국교대가 연합해 가칭 한국교육대학교를 만들고 10개 캠퍼스를 두는 방안을 정부에 제안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는 권역별 교대 통합방안(수도권, 중부권, 남부권)은 수용했다고 덧붙였다.

광주교대 총장 입장에서 그는 전남대 사범대학이 광주교대에 들어와 초중등 교원을 함께 양성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으며, 전남대가 원치 않으면 정부의 기초학년제 도입 방침에 따른 유치원, 특수교사 양성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80년 역사와 노하우를 갖고 있는 교대가 중등교원을 양성한다면 초등교원이 갖고 있는 학급경영과 수업전문성, 소명의식을 갖고 있는 교원을 양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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