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학년의 수능점수 상승효과는 사교육보다 자기주도학습이 훨씬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희삼 연구위원은 28일 '왜 사교육보다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한가'란 보고서에서 수학 과목은 고 3때 주당 사교육 시간이 1시간 많을 때 수능 수리영역 백분위가 평균 1.5 높았으나 혼자 1시간 더 공부하면 1.8~4.6까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김희삼 연구위원은 2004년 당시 인문계고 3학년생 수능점수를 확보한 한국교육고용패널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해당 과목의 사교육 시간이 주당 1시간 늘어날 때 수능 점수의 백분위 상승효과는 수학이 1.5, 국어 0.5 등이었으며 영어는 0.3으로 통계적 유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반면 혼자 공부한 시간은 수능 주요 영역에서 고르게 매우 뚜렷한 수능점수 향상 효과를 보였다.
고3 때 수학 과목의 주당 자기주도학습 시간이 5~10시간인 학생은 0시간인 학생보다 수리 영역 백분위가 13.7 높아졌으며 10~15시간(14.6), 15~20시간(17.2), 20~25시간(23.4%), 25~30시간(24.8), 30시간 이상(33.8)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국어와 영어도 5~10시간인 학생은 각각 언어와 외국어 영역 백분위가 각각 11.9, 14.8 높아졌고 15~20시간이면 각각 16.2, 20.9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사교육의 효과가 분명한 편인 수리 영역은 고3 때 수학 과목 월평균 사교육비가 100만원 늘어나면 수리 영역 백분위는 0.0007 정도 높이는 효과에 그쳐 사교육비 지출액의 수능 점수 상승효과는 더욱 미미했다.
아울러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자기주도학습이 대학 학점과 취업 후 임금 등에 긍정적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2 때 사교육 1시간 더 받으면 대학 학점(백분 점수 기준)은 0.4 높아지나 자기주도학습이 1시간 더 많으면 1.7 상승했으며 시간당 실질임금은 사교육 1시간이 2.8% 상승효과를 보였지만 자기주도학습 1시간은 3.9%에 달했다.
이밖에 초등학교 6학년과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의 학업성취도평가 자료를 이용해 사교육 효과를 분석한 결과 사교육 시간 증가에 따라 성적이 비례적으로 상승하기보다 향상 폭이 줄어드는 체감현상을 보였다.
초등 6년은 하위권 학생이 하루 2~3시간 사교육 받으면 중위권에서 전혀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과 비슷해지며 중위권에서는 하루 1시간 사교육이 상위권의 사교육 받지 않는 성적과 비슷해졌다.
하지만 하위권(중위권) 학생이 사교육을 아무리 늘려도 1시간 미만의 사교육을 하는 중위권(상위권) 학생의 성적을 따라잡지 못했다.
중3 학생도 하위권(중위권)이 하루 1~2시간 사교육으로 전혀 사교육을 받지 않는 중위권(상위권)에 근접했으나 하루 2시간 이상의 사교육은 추가적인 향상 효과가 크지 않았으며 이는 고1 학생도 마찬가지였다.
김 연구위원은 "가계의 사교육 투자를 합리화하려면 사교육과 자기주도학습의 효과에 대한 인식 수준의 제고와 함께 소모적인 점수 경쟁을 유발하는 입학전형 등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