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으로 발등에 불인 학교 내진화 사업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확대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올 내진보강 계획의 40%만 본예산에 반영한 시도교육청이 원래대로 추진하게 부족한 돈을 교부금으로 메우는 것이다.
교과부는 최근 연 시도교육청 시설과장 회의에서 ▲학교 내진실태 전수조사 ▲내진보강 예산 확충을 골자로 한 학교시설 안전관리 방안을 전달했다.
이에 따르면 교과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5월 20일까지 학교시설에 대한 내진실태 전수조사를 3년 만에 다시 벌이기로 했다. 그리고 우선순위를 정해 내진보강을 연차적으로 추진하되, 현재 추진 중인 1차 5개년 계획(2010~2014년)을 수정해 더 빨리, 더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교부금제도 개선으로 예산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교부금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보통교부금 산정기준에 ‘내진보강’ 항목을 추가해 관련 예산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현재 재해 ‘복구비’로만 사용하게 돼 있는 재해대책특별교부금(연 1000억원~1100억원 정도)을 ‘재해예방비’로도 쓸 수 있게 교부금법을 개정, 학교 시설 안전비로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현재 국회 교과위 박영아(서울 송파갑) 의원이 관련법을 준비 중에 있다.
그러나 전수 실태조사, 교부금제 개선까지 추진하는데도 학교 내진화는 전혀 확대되지 않는다. 1차 5개년 계획에 따르면 교과부는 2010년 현재 13.4%인 내진화 비율을 2014년 18.7%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5년 동안 연 1.1%p씩 늘리는 셈이다.
그런데 이번에 교과부가 제시한 방안은 추진 기간을 2015년으로 1년 늘려놓고 내진화를 2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이다. 현행 내진화 속도(연 1.1%p 증가)대로라도 2015년이면 19.8%가 된다는 점에서 ‘수정 확대’ 의지가 겨우 0.2%p 높이는 것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 교과부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면 2014년까지 18.7%로 높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교부금 확충 등을 종전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부금제 개선 수준에 따라 내진화 비율을 더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차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올해 16개 시도교육청은 124개교에 대한 내진보강 사업을 벌여야 하지만 서울, 인천, 광주, 전북, 경남이 전혀 본예산 편성을 하지 않는 등 참여율이 저조해 50개 학교만 잡혀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