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진보 성향의 김상곤 교육감 취임 이후 공교육 정상화 모델로 삼기 위해 지정, 운영하는 혁신학교들이 성과급 지급을 위한 학교별 평가에서 상당수 하위 등급을 받았다.
일선 학교들은 이번 평가결과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나타냈으며, 일부 학교는 학교별 성과급 수령 거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19일 도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도교육청과 25개 지역교육지원청은 학교별 성과급 지급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침에 따라 학교별 평가작업을 완료하고 최근 결과를 각 학교에 통보했다.
평가 결과 지난해 혁신학교로 지정된 장곡중학교는 S, A, B 등 3개 등급 가운데 최하위 등급인 B등급을 받았다.
시흥시 관내 다른 혁신학교인 하중초교와 신천고교도 역시 최하위 등급인 B등급을 받았고 인근 도창초교는 두번째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용인시 관내 혁신학교인 포곡고교와 흥덕고교도 모두 A등급을 받았다.
시흥 장곡중학교와 용인 흥덕고교 등 많은 혁신학교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등으로 전국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되는 등 호평을 받은 것을 생각할 때 이같은 평가 결과는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장곡중학교의 한 교사는 "지난해 1500여명, 올 상반기 2000여명의 전국 교사, 학부모 등이 우리 학교를 방문해 벤칭마킹했고 학력미달 학생도 대폭 줄였다"라며 "이런 학교가 최하위인 B등급을 받았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 혁신학교 관계자는 "이번 평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어 학교별 성과급을 받지 않을 계획이며, 만약 지급되더라도 전액 반납하는 방안을 학교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도내에는 현재 71개 초·중·고교가 혁신학교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다른 학교 교사들도 교육과학기술부가 마련한 평가 기준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농촌 학교나 고교 비평준화지역 학교는 학업 중도포기자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평가에서 큰 감점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반면 공교육 혁신을 위한 학교와 교사들의 노력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교사와 학교가 공교육 혁신을 위해 노력하겠느냐?"고 덧붙였다.
혁신학교로 지정된 한 고교의 교장은 "그동안 학생들을 위해 기울인 노력과 비교하면 이번 평가결과는 아주 실망스러운 수준이다"라며 "평가 항목과 기준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도교육청 혁신학교 담당 부서 관계자도 "학교별 평가에서 혁신학교들의 교육혁신 노력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이번 평가 결과를 면밀하게 분석해 문제점에 대한 개선을 교과부에 건의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지난해 12월 각 시·도교육청에 시달한 '2011년 학교 성과급제 시행 지침'을 통해 올해부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성과급 총액의 90%는 교사 개인별 성과급으로, 나머지 10%는 학교 단위의 집단 성과급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도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은 각급 공립 학교를 대상으로 평가작업을 진행했으며, 평가 결과에 따라 S등급 학교에는 교사 1인당 43만원, A등급은 28만8000원, B등급은 14만4000원의 '학교별 성과급'을 이달말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 대부분 학교는 학교별 성과급을 전 교사들에게 균등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