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지난 22일 하반기 전문직 인사를 하면서 한 공모 교장을 장학관으로 임용한 것을 두고 청내 직원들이 "파격 중 파격"이라며 술렁이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번 인사에서 내부형 공모를 통해 교사에서 교장이 된 도내 한 초등학교 A교장을 도교육청 혁신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의 장학관으로 인사발령했다.
도내 장학관은 통상 경력 12년 이상의 교사가 시험을 거쳐 장학사가 된 뒤 4년간 의무 근무와 일선학교 교감 5~6년, 교장 2년 근무 등을 거쳐 추천이나 공모를 통해 임용된다.
그러나 전교조 경기지부장을 지낸 A교장은 공모를 통해 교장이 될 당시 평교사 신분이었고, 장학사 경력도 전혀 없으며, 교장 자격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장 자격증이 없는 교원이 장학관에 임용된 것은 도내에서 A교장이 처음이며, 전교조 출신 장학관도 도내 최초이다.
도내 교육계 일부에서는 통상적인 절차와 A교장의 교장경력을 고려할 때 이번 장학관 임용은 파격이며, 일반 교원은 기대할 수 없는 인사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안이 가볍다는 이유로 비록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A교장이 2007년 도박혐의로 경찰에 적발돼 교육청으로부터 주의를 받았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곱지 않은 시선도 보내고 있다.
도교육청 인사담당부서에서는 내부 인사규정에 교장자격증이 없더라도 현직 교장이면 장학관 공모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있어 A교장의 장학관 임용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도박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징계가 아닌 행정처분만 받은 사안으로 임용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도내 한 초등학교 교감은 "A교장이 폐교 위기의 시골학교를 되살리는 등 훌륭한 자질을 가진 분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며 "그러나 통상 20년 이상 걸리는 장학관을 4년의 공모교장 경력만으로 됐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A교장은 "나의 장학관 임용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 시각을 이해한다"며 "그러나 이번 인사가 시각에 따라 '파격'이 될 수도 있지만 교사도 장학관ㆍ교장이 될 수 있는 변화의 흐름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초등인사담당부서 한 관계자는 "혁신적인 사고를 하고, 가장 앞장서 혁신교육을 펼쳐 온 A교장이 혁신교육을 추진하는 도교육청 정책에 잘 맞는다고 생각해 이번에 발탁인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