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정보교환을 위한 사이버공간이 폭력과 포르노의 장이 되고 있는데 대한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이버 공간은 익명이 보장되는 까닭에 예절은 사라지고 각종 음란물 유통의 주요 경로가 되는 등 통신윤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위원회가 집계한 97년도 비음성 매체의 위반 현황을 보면 언어폭력이 56.9%, PC통신 및 음란물 유통이 13%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 매체 이용자의 80%가 청소년이고 이같은 행위에 대한 무감각이 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중고생 9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30.6%가 오락게임 등 불법복사를 경험한 적이 있으며 13.1%는 PC통신 상에서 욕설이나 음란한 말 등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행위라 할 수 있는 음란물의 판매, 구매, 해킹시도, 메일폭탄 발사 등도 각각 1.9%, 4.1%, 3.1%, 1.4%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한 설문통계일뿐 실제로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학교수업시간을 통해서도 이같은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 정보주임교사들에 따르면 컴퓨터를 살펴보다보면 학생들이 음란물을 다운받은 것이 상당수 된다는 것. 교사는 지우고 학생은 다시 받는 일이 거듭되고 있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렇게되자 정부를 비롯한 각계에서 음란정보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외부의 인위적인 방법보다는 정보윤리에 대한 다양한 교육을 통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학교의 정보통신윤리 교육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학교의 정보교육이 컴퓨터 활용에만 치중하고 컴퓨터에 대한 윤리나 철학을 가르치는 것은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뤄지고 있다. 그나마 정보윤리 관련 내용은 소극적이고 역기능적인 내용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에서도 이같은 실정이 드러난다. '학교에서 정보통신 윤리내용을 충분히 배우고 있다'는 응답이 10.8%, '컴퓨터 범죄에 대해 배운 적 있다'는 4.3%, '네티켓에 관한 교육경험이 있다'는 12.7%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제7차 교육과정 개정에서 정보활용 기능 못지 않게 정보윤리에 대한 내용이 비중있게 다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