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이다. 가을은 마음을 넉넉하게 해주는 것 같다. 생각의 폭도 넓게 해준다. 오늘 아침 문득 교육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하면 좋은 성과를 가져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한 달 전 교직에 있는 딸이 딸을 낳았다. 할아버지가 됐다. 어린아이에 대한 애정이 남다름을 보면서 교육도 어머니가 자녀에게 가지는 마음만 있다면 좋은 교육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선생님은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갓난아기는 한 시간이 멀다 하고 잠을 깨며 젖을 찾는다고 한다. 그래도 싫다 하지 않고 갓난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어머니의 마음은 어떨까? 힘들다 하면서도 잠을 설치면서 어린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젖을 먹이고 잘 키우려고 애를 쓰지 않는가? 선생님에게 이런 열정, 사랑이 있으면 모든 학생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나리라 본다.
또 어머니는 어린 아기에 대한 헌신이 대단하다.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을 알면서도 아기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몸을 조금도 돌보지 않는다. 애가 우선이다. 우리 선생님들의 마음도 학생들을 위한 헌신적인 자세가 있다면 학생들은 행복한 학생이 될 것 같다.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무엇이든 아끼지 않고 투자한다. 시간도 투자하고, 물질도 투자하고, 모든 것을 투자한다. 투자하면서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직 자녀를 위해 투자한다. 그게 어머니의 심정이다.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위한 아낌없는 투자가 이어진다면 학생들은 좋은 학생, 훌륭한 인재가 될 것이다.
필자도 요즘 학생들을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 우리 학교는 전교생이 학교에서 24시간 기숙생활을 하기 때문에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집이 있는데도 한 주일에 한 번 정도 집에 가고 나머지는 학생들과 함께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학생들이 반듯하게 잘 성장하고 실력 있는 세계 선도적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선생님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게 교장으로서 해야 할 일 중의 하나라 생각한다.
선생님에게 책임의식이 없으면 곤란하다. 전문지식도 있어야 하고 열성도 있어야 하고 사랑도 있어야 하지만 특히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 대한 책임의식이 강해야 한다고 본다. 책임의식이 강하려면 무엇보다 자세가 중요하다. 편안한 자세는 안 된다. 안일한 자세도 안 된다. 구경꾼의 자세도 안 된다. ‘좋은 사람, 실력 있는 인재 양성’이란 교육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해야 한다. 이런 자세가 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고 학생들을 잘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출산을 앞둔 산모가 출산용품을 미리 하나하나 체크하고 장만하는 것처럼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학생들은 선생님들보다 더 예리하다. 더 많은 것을 배우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보다 새로운 것을 알려는 갈망으로 가득 차 있다. 준비 없이는 이들을 만족시켜 줄 수 없지 않은가?
어머니는 자녀들 중 특히 약한 자녀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진다. 우리 선생님들도 약한 학생들, 병든 자들, 가난한 자들, 소외된 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학생들 모두가 건강하게 잘 자라게 하는 것이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싶다.
어머니는 자녀를 키우다가 뜻대로 되지 않아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 희망을 끈을 놓지 않는 게 어머니의 마음이다. 우리 선생님들도 학생들이 생각대로 따라오지 않고 말썽을 피워도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선생님은 늘 희망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
남극, 북극, 에베레스트를 모두 정복한 고(故) 박영석 대장은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말은 가슴에 와 닿는 것이 하나 있다. 우리 선생님들도 학생들에 대한 기대를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된다. 1%의 가능성만 보여도 포기하지 않으면 그 학생은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는 자녀에게 늘 최선을 다한다. 자녀에게는 차선이 없다. 늘 최선만 다한다. 적당히 하지도 않는다. 대충 하지도 않는다. 오직 자식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 위에 최선을 더한다. 이와 같은 자세가 우리 선생님의 자세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교육이 발전하려면 우리 선생님들이 어머니의 마음과 같이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 같다.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남긴 메시지 중 하나가 “사랑하는 이를 찾듯이 사랑하는 일을 찾으라”는 것이다. “머무르지 말라, 다음 일을 생각하라, 뭔가 멋지고 놀랄 만한 일을 찾으라”고도 했다. 우리가 사랑해야 할 일이 어머니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잘 가르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교육에서 뭔가 멋지고 놀랄 만한 일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어머니의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