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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학교기업 덕분에 이제 취업도 자신있어요”

5개 특수학교 공동설립, 직업교육부터 생산까지
장애 특성 살린 7개 맞춤 사업장…매출도 쑥쑥




⑦ 대구 보명학교(完)




 대구 남명동 보명학교(교장 박종화) 내에 있는 학교기업 ‘성산’에서는 살아 있는 직업교육이 한창이다. 성산 사무용지 사업장에서는 보명학교 학생들이 원지를 A4 규격에 맞게 절단․포장해 제품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다른 사업장에서 보건학교 학생들이 바리스타 전공과정을 배우고 있다. 학생들은 실습장 옆에 마련된 ‘카페 WE'에서 학부모 자원봉사자와 함께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든 후 서빙까지 한다. 5개 특수학교에서 전화 주문을 받아 배달도 직접 한다. 성산기업의 7개 사업장은 현장실습과 동시에 제품 생산, 판매까지 이루어지는 것이다.

5개 특수학교가 모여 설립한 성산은 △사무용지(보명학교, 정신지체) △세탁․베이커리(영화학교, 청각장애) △카페테리아(보건학교, 지체장애) △안마클리닉(광명학교, 시각장애) △홍보․판촉물 제작 ‘그린기프트’ 및 임가공․포장조립 ‘행복꿈터’(덕희학교․정서장애) 등 장애유형별로 사업장이 특화돼 있어 맞춤 직업 교육이 가능하다.

교육과학기술부가 특별교부금 18억원, 대구시교육청이 2억원, 학교법인 영광학원이 15억원을 출자해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7개 사업장이 한 곳에 마련된 것은 전국에서 성산이 유일한 만큼 대구 시내 다른 특수학급 학생들에게도 교육장을 오픈해 직업훈련을 하고 있다.

장애 특성에 맞춰 일반 기업체와 동일한 환경에서 전공과를 배우는 만큼 직업교육과 사회적응훈련에 목말랐던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이 무엇보다 뜨겁다.

보건학교 송이슬(18․고3) 학생은 “바리스타 전공과를 배우면서 커피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면서 “좀 더 실력을 쌓아 엄마와 카페를 창업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지체장애 1급인 사공건 학생(19․전공과) 학부모 최순옥(49)씨는 “장애 학생들은 취업이 어렵고 졸업하면 대부분 집에만 있어 본인과 가족이 모두 힘들다”며 “학교기업이 생기면서 학생들이 회사와 똑같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취업․창업도 가능해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학교 기업 덕분에 제대로 가르칠 수 있게 된 교사들도 신바람이 났다. 덕희학교 이성하(34) 교사는 “자폐아가 많은 덕희학교 특성상 저울로 정확히 용량을 측정하는 천연비누 만들기 공정이 아이들 특성에 잘 맞는다”면서 “이제까지 직무능력 훈련을 할 곳이 없었는데 아이들이 성산에서 자신에게 맞는 직업교육, 사회적응 훈련을 받고 사회에 나가게 돼 너무 기쁘다”고 했다.

성산 기업은 4월 사업자 등록을 한 지 6개월여 만인 지난 10월 총매출 3500만원을 넘어섰다. 앞으로 매출이 안정권에 들면 내년 전공과 졸업생을 성산에 취업시키는 것이 목표다. 보명학교는 학교 기업 외에도 학생들의 실질적인 취업을 위해 한국장애인공단 대구지사, (주)유원토이, (주) 한창 등과 산학협력을 맺고 지난해 전공과 첫 졸업생 12명이 전원 취업시킨 바 있다.

박종화(46) 교장은 “성산의 가장 큰 목표는 학생들이 자립을 돕는 데 있다”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 장애 학생들이 안심하고 일할 일자리를 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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