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지난해 콜로라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칸 아카데미(www.khanacademy.org)’를 ‘위대한 선생님’이라고 극찬했다. MIT 출신의 금융인인 살만 칸이 2006년 조카의 수학 공부를 돕기 위해 유튜브에 강의를 올린 데서 출발한 이 서비스는 현재 2700여 개 강좌가 등록되어 있고, 조회 수는 1억2400만을 넘어섰다. 한 개인이 지인들을 위해 시작한 교육기부가 전 세계적인 교육격차 해소의 장으로 발전한 것이다. 빌 게이츠는 빌 멜린다 재단을 통해 칸 아카데미를 위해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 지난달 10일(현지시간) 구굴 최초의 직원이자, 개발담당 임원 크레이그 실버스테인이 “엄청나게 힘든 선택이었다”는 고백과 함께 사표를 내고 칸 아카데미에 합류했다. ‘악해지지 말자’라는 구굴 슬로건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던 그는 “세계를 보다 나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우리의 사명을 이제 조금 다른 방식으로 추구하려 한다”며 칸 아카데미에 합류를 선언했다.
도대체 ‘칸 아카데미’가 어떤 ‘사이트’이길래 이런 거물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일까. ‘교육계의 록스타’ ‘펀드매니저 출신 인터넷 동영상 수학강사’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칸 아카데미’의 창업자 살만 칸(사진․33)의 강의가 유명해진 것은 모두 무료로 제공되며,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진행된다는 점 때문이다. 칸의 강의는 미적분학 강의만 191개 부분으로 나눠질 만큼 핵심만 압축적으로 정리, 15분 이내에 끝난다. 주제‧ 단계별로 깔끔하게 정리해 사용자가 다가가기 쉽게 구성, 초보자도 이용이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 가을학기부터는 캘리포니아 주 교육청과 손잡고 공립학교 정규교육과정에 시범과정 운영도 시작했다. 페이스 북을 통해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코치(COACH) 메뉴를 교사들이 활용, 학생들 간 수준 차이를 고려한 맞춤교육을 실시하도록 한 것이다. 교육청과 칸 아카데미는 학습부진학생, 가정형편으로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의 교육격차 해소에 ‘코치’가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칸은 최근 더 큰 포부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미국 등 영어권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 어디서든 누구나 최고의 강의를”이라는 표어 아래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동영상 강의를 제공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를 위해 각국 언어로 자막과 녹음을 기부 받고 있으며, 이미 16개 언어로 녹음된 수백 개의 강의가 제공되고 있다.
소수 전문가들의 기부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지식기부를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 개발, STEM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병행 교육과정 개발까지 지평을 넓히고 있는 살만 칸이 우리나라 교사들에게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누구나 쉽게 교육받을 수 있는 세상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배워서 남 주는’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교사들에게 교육 기부, 지식 나눔은 손만 조금 뻗으면 시작할 수 있는 어려운 일이 아님을 말이다. 지식 나눔의 거대한 물결에 동참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