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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원서 못 배우는 ‘진짜 수학’ 가르쳐야”

윌리엄 바톤 국제수학교육위원회 회장

수학의 의미‧본질 가슴에 담도록 다양한 내용을 경험하게 해줘야

“교사는 문제풀이 기술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니라 학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수학의 의미를 가르쳐주는 사람입니다.”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에 참석한 윌리엄 바톤(William Barton) 국제수학교육위원회(ICMI) 회장은 수학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교사의 역할이라고 했다.

“한국의 수학교육은 서양이나 동구권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교사들이 협력해 수업을 준비‧연구‧분석하는 모습은 서양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라 관심이 갑니다.”

이번 국제수학교육대회를 기회로 한국의 수학교육의 실체를 배우러 왔다는 바톤 회장은 한국이 TIMMS나 PISA와 같은 국제성취도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원인은 ‘교육열’과 ‘교사의 질’에 있다는 일반적 시각에 동의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우수한 학생이 교사가 돼야 한다는 관점보다는 그들이 실제로 수업시간에 무엇을, 왜, 어떻게 하는지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우수자원의 유인보다는 수업의 질 제고라는 것이다.

바톤 회장은 선행학습이나 입시위주교육의 문제에 대해 해결의 열쇠는 결국 교사의 수업에 있다고 진단했다. 학원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시위주 교육은 단계적으로 반복학습을 할 수 있도록 수학교육의 내용을 시험에 맞춰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비극을 낳고 있습니다. 수학은 그물망처럼 개념들이 연계돼 있고, 수학 밖의 분야와도 연결돼 있습니다. 교사는 ‘진짜 수학’이 무엇인지, 수학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합니다. 학교에서 학원처럼 아이들에게 문제풀이 연습을 시킬 것이 아니라 수학의 의미와 본질을 가슴에 담을 수 있도록 다양한 내용을 경험하게 해줘야 합니다. 이것은 학교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역할입니다.”

바톤 회장은 현재 우리 교육계의 화두인 스마트교육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교사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첨단기기가 아이들의 관심을 분산시켜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교실에 스마트패드를 보급하는 것으로 첨단기술을 도입했다는 생각은 위험천만한 착각”이라고 경계했다.

그러나 바톤 회장이 스마트교육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그는 “첨단기기의 교육적 활용에 대한 교사연수가 선행돼야 한다”며 “교사연수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했을 때 첨단기술의 활용으로 학습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마트교육의 성공도 교사를 얼마나 잘 준비시키는가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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