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프트슐레 진학률 감소, 폐교되기도
학교자체‧외부평가 혼합해 공정성 기해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는 다양한 진로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시스템과 전통적으로 높은 학업성취도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산업계의 자격요건 변화와 학생 수 감소로 하우프트슐레 진학률이 떨어지고 소규모학교는 폐교되는 등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육개발원 개원 40주년 기념 국제심포지엄 참석을 위해 방한한 수잔 바하(
사진)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교육정책연구원장은 ‘전통이 발판인가 장애물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초등학교 졸업 후 교사 평가에 따라 하우프트슐레(Hauptschule, 9~10년), 레알슐레(Realschule, 10년), 김나지움(Gymnasium, 12년) 중 하나로 진학하는 이른바 3부형 학교구조를 채택하고 있는 독일 전통에 따른 문제라는 것이다.
바하 원장은 “교실‧학교‧구조 차원의 체계적 개입으로 실마리를 풀어나가고 있다”며 “교실 수준에서는 교사교육 프로그램인 4B를 개발해왔다”고 밝혔다. 4B란 관찰(beobachten), 설명(beschreiben), 평가(bewerten), 지도(begleiten) 방법을 교육, 교사가 발달단계에 따라 학생들의 다양한 성향을 관찰․평가해 적극‧협력적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바하 원장은 “교사의 전통적 역할이 ‘동일한 주제’에 대해 ‘동일한 수준’으로 ‘동일한 시점’에 가르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성취도를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학생집단끼리 도울 수 있도록 학습상황을 조직하는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의 변화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매뉴얼 보급, 상담 ‘코치’ 제공, 교사 네트워크를 통한 공유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평가는 자체평가와 외부기관 평가를 혼합‧실시해 질 관리를 하고 있다. 평가는 정량 기준으로, 미리 설정된 목표를 중심으로 투명하게 이뤄진다. 바하 원장은 “학교평가에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고 학교별 피드백도 이뤄진다”며 “학교 스스로가 책임감을 갖고 지속적 개선 노력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주는 9월부터 3부형 학교를 하나로 통합한 ‘종합학교’ 제도를 도입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구조적 차원의 새로운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는 수잔 바하 원장은 “학업성취수준을 유지하면서 새 제도를 전통과 조화롭게 운영하기 위해 장기적 안목으로 체계적 접근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