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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종합 심사평> “교사로서의 사명감 진정성 있게 드러나”

교단수기 공모에 응해 준 많은 글들이 ‘소명(召命)으로서의 교직의식’을 보여 주는 데에 모자람이 없었다. 각기 교실 현장을 지켜나가면서 겪는 사명감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려는 열성들이 보였다. 수기를 쓰는 과정은 이런 소명의식과 실천 과정들을 우리들로 하여금 다시 되돌아보게 하고, 우리들 스스로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런 점에서 심사에 오른 모든 수기 작품들은 분명 우리들 교사 공동체에는 의미 있는 실천의 과정이고 결실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강한 감동과 소통의 힘을 가진 수기를 짜임과 내용 면에서 완성도 있게 쓴다는 것은 진정성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의미 있는 교육적 주제로 재발견하고, 그 과정에서 독자를 정서적 고양과 훌륭한 감동을 살려내는 내러티브(서사, narrative, storytelling)로 구성할 수 있는 글쓰기의 내공이 필요한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수기’도 문학의 범주에 든다. 수기가 정서적 고양과 큰 울림의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은 문학적 속성을 일부 띠고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경험을 해석하는 글쓴이의 감수성과 그것을 내러티브로 형상화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 작가들의 ‘허구 내러티브’에 못지않게 일반 생활인들이 쓰는 ‘경험 내러티브’도 그 나름의 문화적 의미를 인정받는다. 고도 정보화 사회로 지칭되는 현대사회와 멀티 대중미디어가 현대인의 생태적 환경처럼 되어 버린 오늘날의 소통 환경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점에 비추어 본다면 다음 몇 가지를 더 유념하고 참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을 비롯한 우수작들은 다음의 결점들을 잘 극복해 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첫째, 내가 쓰는 수기가 ‘하나의 이야기’로서 연속성과 완결성이 갖추고 있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부연하자면 이야기의 ‘내용’과 ‘형식’이 잘 호응 돼야 하고, ‘겪은 경험’을 ‘적합한 구성’으로 배치해야 하며, ‘감정과 정서’를 ‘효과적인 표현’으로 드러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주제가 명료하게 부각되고, 이야기가 자연스러워진다. 감동은 이야기의 자연스러움에서 생겨난다. 결과적으로 경험 주체인 ‘나’를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짧은 지면에 여러 개의 이야기를 구성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둘째, 수기는 이야기 자체로만 두고 보면 대단히 개인적인 사건을 다루는 글이다. 그렇기 때문에 수기는 체험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따라서 나오는 인물들이 그 행위 면에서 구체적이어야 하며, 나와의 관계 또한 매우 구체적으로 소개되어야 한다. 사건과 상황이 매우 리얼하게 재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사건들이 서로 유기적 응집성을 보이며 주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따라서 결과 기술보다는 과정의 역동성을 보여 주는 노력이 요청된다. 이야기를 수식하여 꾸미라는 것이 아니라 경험의 재현에 충실해야 된다는 의미이다. 체험 소개는 추상적으로 언급하고 그 체험에 대한 의미 부여가 장황한 글은 자기만족에 그치는 수기가 되기 쉽다.

셋째, 교사들 자신의 인간적 한계와 부족, 오류와 시행착오, 아픔과 좌절 등을 더 솔직하게 드러내는 수기들이 더 많은 감동을 줄 수 있다. 상당수 수기들이 과감한 실천의지와 보람된 성과들을 진술하는 데 의욕을 보이면서 많은 분량을 할애했다. 그러나 이들 성과를 감동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좌절의 체험과 보람의 체험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끝으로 오래전 과거의 경험을 수기로 다룬 것들보다는 최근의 학교 현장의 문제들에 의식 있는 실천을 보여 준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이들 수기가 현재의 현장성을 중심으로 감화적 소통을 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그렇게 했다. 현장 선생님들의 교단 실천 내러티브들이 교직 문화를 선도하는 소통 기제로 힘을 얻어 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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