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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위기의 자사고]교육과정 다양화·교원 근무여건 개선 필요

KEDI ‘자율형사립고 개선방안 연구’

사립학교 본연의 설립목적을 달성하고 고교 체제를 다양화하기 위해 2009년 도입된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정책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학생지원자 수 감소로 위기를 맞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 보고서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최근 나왔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한 ‘자율형사립고 운영 모형 개선방안 연구’는 해외사례 연구와 SWOT분석을 통해 학교차원의 노력과 정부의 개선 고려사항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현황: 교원 인센티브 제공 미흡=자율성의 핵심인 신입생 선발과정 잡음으로 인해 외부 규제가 심해지면서 정체성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학교 존립에 영향을 미치는 지원자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사회적으로 학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대입준비를 위해 특화된 교육기관이라는 비판과 더불어 사회적 배려대상자 선발과정 논란이 발생하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설문 분석에서 내부적으로는 교원의 열의와 우수성을 바탕으로 교원평가 및 교원의 전문성 계발 영역에서는 우수하지만 교원 대상 인센티브 제공이 미흡해 교원들이 피로감과 사기저하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수 학생 선발과 학교 구성원의 적극적 참여와 협력으로 교육과정 운영, 생활지도, 창의적 체험활동 등이 우수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일부 학교는 학생 충원 어려움, 사회적 배려대상자 학생 지도와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자사고에 대한 비판적 분위기와 교육과정 다양화 한계, 지나친 내신 경쟁, 교육비 부담 증가 등이 현재 자사고를 가장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SWOT 전략: 사회적 약자 배려 입증해야=자사고는 학생수준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변화하고 있는 교육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학부모와 학생의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또 학교 안전이 이슈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사고가 안전한 학교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좋은 평판을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자사고 재정은 학생․학부모의 선택으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이들이 학교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대한 특별한 배려와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사회적 약자에 대해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2014년 시행 예정인 성취평가제(절대평가)는 학생들의 내신경쟁을 완화해 학생들이 자사고 지원이 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자사고는 학생의 교육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
자사고 운영이 어느 한 집단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의 행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서 몰입과 헌신으로 노력하는 교원들에 대한 경제․ 비경제적 처우개선에 노력해야 하며, 교원들이 학교 운영의 주체적으로 참여자가 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다. 또 교원을 주요 결정사항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학교 개선: 인성능력 배양 등 장기계획 세워야=장기적 관점에서 학교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여기에는 학생의 교육적 성장을 목표로 해야 하며 전인적 발달이 이루어지는 학교가 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입학사정관제가 기존 내신과 수능만을 보던 전형에서 참신한 인재를 발굴하는 전형이라는 점에서 인성능력이 배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교육과정의 다양화를 통해 개인 특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설해야 한다.

일부 학교의 경우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 지원자가 부족해 학교 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입학 후 관리에 어려움이 있음을 지적한다. 자사고에 자율을 부여한 만큼 책무를 부여한 것이란 점에서 이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현재 자사고 교원들은 전환 이후 수업․학생지도 관리 업무가 증가해 스트레스가 높은 편이다. 장기적으로 효율적 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교원의 근무여건이나 사기가 높아야 한다. 교원의 적극적 참여를 높이는 인센티브나 비경제적인 방법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 정부 노력: 전형 명칭변경, 규정위반 엄격 처벌도=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일방적 고교 다양화 정책에 따라 전형 미달사태가 나오고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사고 정원 감소 또는 취소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특히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 미달사태 극복을 위해 전형명칭 변경과 일정비율 내 비경제적 배려대상자 전형도 함께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또 부정적 방법으로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이 운영된 사례들을 분석해 규정에 어긋날 경우 엄격한 처벌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는 자사고 문제가 한 유형의 고교 제도 개선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전체 고교의 유형, 교육목적, 교육과정 평가, 교육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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