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학교법인 인창의숙이 설립한 경기초는 깊이 있는 예능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립 초등교다. 서울 사립초등교 가운데 유독 경기초가 학부모 사이에 회자되고 타 학교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것도 학생들의 수준 높은 예능 활동에 기인한다.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바이올린, 첼로 등의 현악기를 배우며 시작되는 음악 활동은 학년이 올라가면서 플루트, 클라리넷 등 관악기로 그 폭이 넓어지고, 고학년이 되면서 가야금, 해금 등의 국악기까지 이르게 된다. 학생들은 일주일에 2시간씩 진행하는 음악 특활 시간에 자신에게 맞는 악기를 선택해, 그 악기를 전공한 외부 음악 강사에게서 세밀한 지도를 받는다. 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일주일에 2시간씩 갖는 미술 시간에는 회화, 조소, 디자인, 공예 등 다섯 부문의 전문 강사가 투입돼, 다양하고 전문적 미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미술 치료사를 겸한 전문 강사를 초빙해 미술을 통한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힘쓰고 있다. 이렇게 학교가 전문 강사를 투입하는 예능교육 환경을 구축하게 되면 그 열매는 오롯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해진다. 학생은 사교육에서도 접하기 어려운 전문 예능교육을 통해 본인의 진로에 ‘음악’이라는 유력한 선택지를 추가하게 된다.
효율적 예능교육은 학생들의 예술적 소양을 길러주는 동시에 몸과 마음이 급격하게 자라는 성장기에 안정적이고 풍부한 정서를 갖게 해준다. 이렇게 길러진 예술적 소양과 안정적인 정서는 자연스레 학생의 바람직한 인성을 만드는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1인 1악기 통한 정서교육
경기초는 예능활동이 특화된 학교다. 저학년 때에는 바이올린·첼로 등 현악기 중심으로 여러 악기를 접하다가, 고학년이 되면서 학생 본인이 원하는 악기 하나를 골라 전문 음악 강사로부터 교육을 받게 된다. 교육 시간은 매주 2시간을 확보해 진행하며, 플루트·클라리넷·트럼펫 등 관악기, 가야금·해금·단소 등 국악기, 바이올린·첼로·기타 등 현악기와 합창 등으로 커리큘럼이 다양하다. 이렇게 습득한 악기 연주는 매년 11월 말에 열리는 종합발표회를 통해 부모님을 비롯한 참석자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1학년부터 시작하는 음악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일상생활에서 예술을 향유하는 습관을 갖게 되고, 정서적으로 풍부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 또한 경기 초등학교에서의 6년을 통해 예능전문 상급학교로의 진학을 꿈꾸기도 한다.
‘생활본’으로 교사·학부모 소통
신입생은 1학년 교과서와 함께 작은 노트를 받는다. ‘바르게 자라는 경기 어린이’라는 제목의 이 노트는 학교에서는 ‘생활본’이라 불린다. ‘생활본’은 1년 동안 학생의 생활이 기록되는 것으로, 매일 가정생활과 학교생활을 잘 해내고 과제를 수행했는지 학생 스스로 체크하게 돼 있다.
학생이 매일 체크하고 나면 부모님과 담임교사가 확인하는 데, 이를 통해 부모는 학생의 학교생활을 가늠하고 담임은 학생의 가정생활을 짐작하는 것이다. 또 일일 독서량을 기록해 독서 습관을 기르고, 1년 동안 자신이 읽은 책들을 기록하는 일종의 독서기록장 역할도 한다. ‘생활본’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 학년이 사용하는데, 학생 수준에 따라 저학년용, 중학년용, 고학년용이 따로 있다.
문집으로 깊고 넓어지는 생각
태블릿PC로 수업하는 스마트 교육 시대의 도래가 멀지 않았지만, 경기초 학생들은 글씨 쓰기에 무척 공을 들인다. 학교에서 글씨 쓰기를 강조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한 자 한 자 공들여 글씨를 쓰다 보면 참고 견디는 힘이 생기고, 끝마쳤을 때 느끼는 성취감도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갈고닦은 글씨는 매년 한 권씩 만드는 문집에서 빛을 발한다. 자신이 직접 쓴 글을 모아 만드는 개인 문집은 글씨의 변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지난 1년간의 생각의 변화와 성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꾹꾹 눌러 쓰는 글씨만큼 자신의 생각이 깊어지고 문집의 수가 늘어나는 만큼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신체 활동으로 다지는 팀워크
학생들이 다양한 예능 활동과 더불어 몸을 쓰는 신체 활동도 꾸준히 권장하고 있다. 1학년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은 스케이트를 시작하고, 3학년부터는 수영을 시작한다. 또 여학생들은 전문 강사에게서 발레 및 댄스를 배우며 성장을 위한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다. 또 여름방학 특별교실을 통해 학생들은 여러 가지 구기 종목을 접하고, 그 과정에서 ‘여럿이 함께하는 팀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는 학교가 건강한 신체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심성 을 갖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매학교 친구들과 쌓는 우정
미국 LA의 브렌트우드 초등학교와 자매 결연을 맺은 경기초는 매년 겨울 4, 5학년 학생들을 현지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시킨다. 여름에는 브렌트우드 초등교 학생들이 경기초로 찾아와 교류 프로그램을 갖는다. 두 학교 학생들은 이런 교류를 통해 친구를 갖게 되고, 수시로 이메일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쌓고 있다. 또 6학년은 중국 탐사 프로그램을 떠나 1학년부터 배운 중국어를 써보는 시간을 갖는다. 학생들이 팀을 이뤄 현지인에게 물건도 사보고 길도 물어보며 중국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인성교육은 자신을 알아가는 것”
인성이란 사람의 성품을 말하는 것이잖아요. 인성교육을 하려면 학생들이 먼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성품을 갈고닦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나갈 수 있는 것이지요.
경기초가 인성교육 우수학교로 꼽힌 것은 바로 다양한 예능교육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음악 활동은 친구들이 연주하는 소리를 들으며 그 속에 나의 소리를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해야 하기 때문에, 인성교육 방법으로 매우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정구혁 교장
“성취감 느끼게 도와줍니다”
음악, 글짓기, 영어, 체육 등 모든 활동은 사후 점검 시스템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매년 콩쿠르를 열어 음악적 성과를 확인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생활문, 논설문, 시 등 매년 문종을 달리해 여는 글짓기 대회와 전교생이 참여하는 영어 펠트 시험 등도 학생들이 배운 것을 점검하는 기회 입니다. 학생들은 그런 기회를 통해 자신이 이룬 것들을 스스로 확인하면서 큰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죠.
-김민성 음악 부장교사
“음악은 더 없는 힐링캠프”
저학년 때부터 갈고 닦은 1인1악기가 이제는 저만의 특기와 재능이 됐어요. 음악 특활을 통해 생활 속에 녹아든 연주솜씨를 발표회 등으로 검증해 보며 성취감을 얻게 되고 이런 값진 경험들은 제가 무대공포증을 극복하고 물론 자신감과 리더십을 갖게 해줬어요.
경기오케스트라에서 첼로 파트를 맡고 있는 저는 음악으로 단합되는 선후배간의 끈끈한 우정까지 선물로 받았어요. 아름다운 선율로 하나 돼 음악 속에서 성장하는 우리가 정말 자랑스러워요.
-신동연 6학년
“수학여행으로 견문을 넓혀요”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가진 작지만 강하고 큰 나라 ‘强小大國’입니다. 해외로 나가 견문을 넓히고 체험하기 위해 6년간 생활해 온 친구들과 함께 수학여행을 싱가포르로 다녀왔습니다.
싱가포르는 우리나라보다 작지만 세계무역의 중심지이고, 도시가 매우 아름답고 깨끗해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머라이언 공원, 유니버설 스튜디오, 나이트 사파리 등 볼거리도 많았습니다. 수학여행으로 싱가포르를 다녀온 것이 매우 유익했으며, 경기어린이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됐습니다.
-김준홍 6학년
“미국 친구들과 정을 쌓아요”
우리학교는 4, 5학년을 대상으로 겨울방학을 이용해 3주간 미국 LA에 있는 브렌트우드 초등학교로 단기 어학연수를 가요.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미국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운동하고 생활하면서 끈끈한 정을 나누지요. 한국에 와서도 그 친구들과 함께 메일을 주고받으며 끊임없이 소식을 전합니다.
놀라운 것은 이 프로그램을 다녀오면 자기도 모르게 영어 실력이 늘어있다는 것이에요. 이번 봄에는 미국 친구들이 우리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같이 듣고 놀면서 친밀감을 더욱 쌓았어요. 외국 친구들을 사귀게 해주고 영어 실력도 향상시켜주는 이 프로그램은 학교가 우리에게 주는 큰 선물이라고 느껴져요.
-허재석 6학년
“공부가 아니라 노는 시간이래요”
여름방학 특별교실에 아이를 보내고 있어요. 아이가 학교에 가는 걸 정말 좋아 하거든요. 특별교실은 과목당 80분씩 진행하니까 시간이 많이 걸리는 만들기나 그리기도 매일 하나씩 끝낼 수 있어서 아이가 좋아해요.
원어민 영어 수업도 학원에서 하는 것보다 학교에서 하는 수업을 더 좋아해요. 교사가 재미있게 수업을 진행하니까 수업시간이 공부시간이 아니라 노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경기초에 보낸 것은 균형 잡힌 성장을 하길 바라서였는데, 3년이 되어가는 지금, 만족합니다.
- 홍연주 (3학년 홍민지 학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