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은 2003∼2004년 현장교육연구운동 주제를 `학습과 삶을 연계하는 지식기반사회의 교육 구현'으로 설정했다. 다음은 곽병선 교육개발원장의 주제 해설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에서의 삶의 의미와 학습력, 한국교육의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지식기반사회에서의 삶의 의미=한 국가, 사회공동체의 진운은 그 구성원들이 만들어가는 역사의식의 총화에 달려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상황은 지역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세계의 다른 지역과 달리 여전히 자국 중심적 이해와 대립으로 갈등하고 있다. 한국인이 지식기반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다음 과제들을 유념해야 한다.
첫째 상황주도력을 기르는 것을 우리교육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즉 자주적 공동체 형성에 참여할 창조적 시민자질 함양, 통일사회를 건설할 도량 있고 관용성 높은 화합적 사회구성원 형성, 동북아 문화권의 중심이 되겠다는 의식을 가진 창조적 문화인 형성, 지구적 생존 문제에 앞서가는 발상과 자기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세계시민 양성이다. 이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시민을 양성하는 것을 우리 교육의 목표로 삼자는 것이다. 최상의 것을 목표로 삼지 않고서 상황주도력은 길러지지 않을 것이다.
둘째 우리 의식에서 식민화를 배제해야 한다. 희망의 상실이나 무력감, 어느 특정 체제나 인식을 절대적으로 믿도록 하는 문화의 폭력, 특정 문화권의 동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태도를 지양해야 한다. 의식에 있어서 식민화의 나쁜 점은 창의력, 상상력과 같은 자발적 사유의 잠재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어떤 교육정책이나 개혁프로그램이 특정 이념적 노선을 배경으로 삼고있다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 그 노선이 무엇이든 그것에 너무 묶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시민역량의 제고이다. 역사적으로 통찰할 때 시민공동체 사회를 배경으로 발전한 국가들이 대외 자립, 경제 발전, 체제 안정 등 어떠한 도전에도 우위를 지켜왔다. 넷째 지식교육에 있어 지식생성교육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기존의 지식과 정보 가운데 기초가 되는 것을 습득하는 학습과 아울러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가는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한다.
△학습력, 인간생존의 핵심요소=우리는 우수한 학습력이란 무엇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가관리 지필 시험 위주의 인재선발 정책이 가져온 역기능을 학습력이라는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는 두 가지 치명적 한계가 있다. 하나는 선발 기준을 기존 학설과 질서체계에 둠으로써 새로운 세대의 창의를 억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학습을 자극하는 동기가 시험에서의 고득점을 올리는 데 두게 함으로써 학습과정이 시험에서의 고득점 요령을 훈련시키는 수단으로 전락돼 학습의 근본이 소홀히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정답주의에 빠진 지식 수용 교육의 관행을 탈피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그것은 문제 제기 능력을 기르는 쪽으로의 전환일 수밖에 없다. 정답교육에서 문제형성교육으로 지식수용 교육에서 지식생성교육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한국교육의 과제=한국교육은 한국 사회의 특수 상황으로부터 가장 의미있는 교육적 소명과 과제를 설정해야 한다.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는 한국의 교육적 소명에 대해 보다 긴장하고 교육의 본래적 사명에 충실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이 미래의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도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을 그 사회구성원들에게 갖추도록 하는데 있어서의 지식생성력을 길러내야 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교육은 바로 세계 수준의 교육을 의미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새로운 지식을 앞장서서 창출하고 그것을 삶의 중요한 원리로 이용하는 교육이 되지 못한다면 우리는 과거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외래의 지식과 기술을 베껴다가 사용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주변적 위치의 삶을 살지 않으면 안된다.